사회
코로나 방역 '사각지대' 노래방·스터디카페…"마스크 확인도 안한다"
입력 2020-05-19 10:27  | 수정 2020-05-26 11:05

"발열 검사는 따로 없어요. 마스크 썼는지 확인도 안 하는걸요."

어제(18일) 오후 찾아간 인천시 연수구 한 코인노래방. 입구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고객은 입장할 수 없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붙어있었습니다.

하지만 노래방을 드나드는 10대, 20대 손님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제지를 받지 않고 자유롭게 출입하고 있었습니다.

노래방 내부는 절반 정도만 차 있었으나, 이 중 마스크를 착용하고 노래를 부르는 손님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인근 또다른 코인노래방에서는 직원이 아예 계산대를 비운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곳에선 별도의 체온 측정이나 출입 명부 작성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대부분의 코인노래방에는 지폐·동전 교환기가 마련돼 있어 직원이 없어도 시설 이용에 아무런 제약이 없습니다.

최근 서울과 인천 등지에서 코인노래방을 매개로 한 'N차 감염' 사례가 속출하는 등 위험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여전히 많은 코인노래방이 방역 관리에 허술한 모습이었습니다.

서울 관악구의 '별별코인노래방'과 도봉구 '가왕코인노래연습장'은 모두 이태원 클럽 관련 4차 감염의 매개가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가왕코인노래방에서는 확진자와 같은 시간·다른 방에서 노래를 부른 사람들이 감염된 사례가 나왔고 별별코인노래방에서는 확진자가 이용하고 나간 지 3분 뒤에 같은 방에서 노래한 사람이 전염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천 미추홀구 '탑코인노래방'에서도 확진자가 다녀간 이후 고등학생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노래방을 매개로 한 추가 감염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은 노래를 부르면서 침방울(비말)이 많이 생성되고 환기가 쉽지 않은 노래방의 특징적인 환경 속에서 마스크 착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염 전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등교가 미뤄지면서 갈 곳을 잃은 학생들이 몰리고 있는 스터디카페도 방역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습니다.

같은 날 방문한 연수구 한 대형 스터디카페에는 단 1명의 직원만 상주하고 있었습니다.

이 직원은 스터디카페에 처음 방문한 손님을 안내하거나, 프린트 출력 등의 업무를 보조할 뿐 별도의 출입 명단 관리나 발열 검사는 하지 않았습니다.

스터디카페 내부에는 2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일정한 거리를 두고 앉았지만, 마스크를 벗고 공부하는 일부 학생들에 대해서 별다른 조치는 없었습니다.

스터디카페는 독서실보다 개방적인 분위기이면서 일반 카페보다는 공부에 특화된 공간이라 젊은 층이 선호합니다.

다만 관리 주체가 교육청으로 명확한 독서실과는 달리 스터디카페는 공간임대업종으로 분류돼 신고만 하면 영업이 가능한 데다, 시 차원에서 전담하는 부서가 없어 방역 관리에 구멍이 생길 우려가 있습니다.

대학생 25살 김 모 씨는 "공간이 협소한 곳보다 그나마 넓은 스터디카페를 찾아 공부하고 있다"며 "그래도 완전히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없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천시는 최근 관내 PC방 920곳과 학원·교습소 5천589곳, 노래연습장 2천376곳에 방역수칙 준수 명령을 발령했습니다.

이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학원강사 확진자로 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학생 환자가 늘어난 것에 따른 조치입니다.

방역수칙 준수 명령은 일종의 행정 명령으로 방역수칙 미준수 때 업소 폐쇄가 가능하고 벌금을 부과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스터디카페와 코인노래방은 최소한의 근무 인력만 배치하고 사실상 무인 체제로 돌아가는 탓에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최근 코인 노래방의 감염 사례가 잇따르며 방역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며 "이번 주 내로 경찰과 합동 점검팀을 구성해 방역 관리 상황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오늘(19일) 현재까지 인천 학원 강사 25살 A 씨와 관련된 확진자는 학생 11명, 성인 10명 등 21명입니다.

학생 중 6명은 A 씨가 강의하던 학원에 다니던 고등학생이고, 1명은 확진 고등학생의 친구, 1명은 A 씨에게 과외를 받은 여중생, 2명은 각각 과외를 받은 여중생과 접촉한 쌍둥이 오빠와 초등학생입니다.

또 이날 A 씨 관련 고등학생 확진자가 방문한 코인노래방에 다녀온 다른 고등학생 1명도 추가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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