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핫이슈] 친일 프레임 비지니스
입력 2020-05-19 09:19  | 수정 2020-05-26 09:37

윤미향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곤경에 처하자 윤씨 본인, 그리고 일부 여권 인사들은 "친일세력의 부당한 공격"이라 되받아쳤다. 이 정권 주변 사람들은 친일 프레임을 전가의 보도처럼 쓴다. 지난해 7월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동학농민운동을 소재로 한 '죽창가' 링크를 비롯해 9일간 39건의 일본 관련 콘텐츠를 올리며 여론의 전면에 등장했다. 그렇게 시동을 건 '조국 논란'은 이후 법무장관 지명과 검찰수사, 장관직 사퇴에 이르기까지 장장 4개월을 끌었는데 조씨는 본인과 가족들의 무수한 의혹에 대해 단 한번도 시인하거나 사과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도 당당하다. 독립투사처럼.
이미 '여자 조국'이라는 별명을 얻은 윤미향씨도 비슷한 길을 가고 있다. 뭘 잘못했다고 인정은 안하면서 그저 '심심한 사과'를 한다고 한다. 국회의원 사퇴는 없다고 한다. 그 사과는 과연 심심하다. 영리한 사람들이다. 언제든 호출할수 있고, 언제든 통할 친일 프레임을 믿기 때문일 것이다. 이들의 행태에서 위선을 느끼는 사람들은 일단 친일세력으로 취급당할 각오를 해야 한다. '난 일본 별로인데 왜 친일세력?' 그렇게 따진다면 이미 친일이다. 조국을 좋아하지 않는 것, 윤미향을 옹호하지 않는 것보다 더 확실한 친일 증거가 어디 있나. 그게 광복 75주년 대한민국에서 통용되는 친일의 ‘밈(meme)이다. 대한민국에서 친일 프레임 비지니스는 망할 일이 없다. 이 비지니스의 경영자는 '윤미향류' ‘조국류'이고 대다수는 쪽쪽 빨린다. 너무 빨리지 않으려면 이런 사람들과 가급적 안 만나는게 좋다. 피치 못하게 부딪히면 한눈에 알아보고 말을 섞지 말아야 한다. 이들에겐 몇가지 특징이 있다.
1. 일본을 싫어한다. 단 일본 과자와 일본차는 예외다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가 위안부 피해 할머니 쉼터에서 벌인 워크숍 뒤풀이에는 일본 과자 몇 봉지가 안주로 등장했다. 일반 편의점에선 안파는 것인데 어디서 샀을까.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재산 목록에는 배기량 4600㏄ 일본차 렉서스가 포함돼 있다. 그는 지난 총선때 "한국보다 일본의 이익에 편승하는 무리를 척결하는 것. 그것이 제가 선거에 임하며 다짐하는 최고의 목표"라고 페이스북에 썼다. 기껏 과자일 뿐이고 자동차일 뿐이다. 이런걸 트집 잡으면 쪼잔해진다. 나는 일본 과자는 밍밍해서 별로고 렉서스보다는 기아차가 취향에 맞다. 대신 옷은 유니클로만 입는다. 그래서 유니클로 불매운동이 불편했다. 우리 다 같이 쿨해지면 안되겠나.
2. 미국을 싫어하는 듯 좋아한다
조국은 청년 시절 레닌주의자였다. 윤미향씨 남편은 NL 운동권 출신에 국보법 위반으로 기소되기도 했다. 조국은 미국에서 박사를 땄고 자녀들도 그곳에서 오랫동안 생활해 영어를 잘한다. 윤씨 딸은 미국에서 음악을 배우고 있다. 다 좋다. 미국은 능력 있으면 가는 거다. 그 능력을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좋아하는 것과 비판하는 것이 별개 문제라는 것도 인정. 단 너무 표나게 그러지는 말자. 자식을 미국에 못보낸 사람들은 속상할 것이다.
3. 부부가 일심동체
조국-정경심 부부의 팀워크에 놀란 사람들이 많았다. 재테크면 재테크, 자녀 입시면 입시 어찌 그렇게 부창부수로 척척 해내는지...윤미향씨 부부도 못지 않은 것같다. 곽상도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윤씨가 대표로 있을때 정대협은 윤씨 남편이 대표로 있는 회사에 홍보관련 일감을 몰아줬다고 한다. 친일 프레임 비지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그 옛날 독립투사들처럼 대의명분에만 골몰하는 인간형이라고 생각해선 안된다. 그들은 '생활력조차' 강하다.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소리는 언제적 얘기인가. 친일 프레임 비지니스를 하면 대대손손 흥한다. 아주 쏠쏠하다.
[노원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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