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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정의 직구리뷰]‘초미의 관심사’ 10점 만점에 10점
입력 2020-05-19 07: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 기자]
그야 말로 예측 불허다. 화려한 외피를 걷어내니 제대로 진국이다. 웃다가 울고 울다가도 또 웃는다. 어느 새 완전히 매료당하고 마는, 신박한 휴먼 코미디 추격전 ‘초미의 관심사를 두고 하는 말이다.
영화는 너무 다른 듯 정말 똑 같은 모녀의 막내 찾기 추격전을 그린다. 이태원에서 가수 ‘블루로 활동하며 주가를 올리고 있는 순덕(김은영/치타). 성격 차이로 별거 중이었던 엄마(조민수)가 갑자기 찾아와 막내가 가겟세를 들고튀었다고 성을 낸다. 알고 보니 순덕이의 비상금 역시 털렸는데. 괘씸한 막내를 쫓기 위해 두 사람은 하루 동안 힘을 합쳐 이태원을 누비지만 사사건건 부딪힌다. 추적 끝에 밝혀지는 막내의 수상쩍은 비밀, 모녀는 무사히 막내를 되찾을 수 있을까.
일단 조민수 김은영(치타)의 케미가 쫄깃하다. 리얼한 현실 케미는 기본, 굴곡진 감정의 강약 조절도 탁월하다. 강렬한 포스 속 숨겨진 따뜻함, 타고난 끼와 착착 달라붙는 말맛이 제대로 조화를 이뤘다. 언뜻 독특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여느 모녀와 다를 바가 없는, 친숙함과 신선함이 적절하게 배합돼 몰입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음악의 활용 역시 뛰어나다. 적재적소에 울려 퍼지는 다채로운 음악에 감정은 치솟고 영화는 스타일리시 해진다. 무엇보다 주인공 치타의 매력을 극대화시켜 보고 듣는 재미가 솔솔하다. 툭툭 쉴 새 없이 등장하는 인물들(트랜스젠더, 외국인 관광객, 타투샵 싱글맘, 게이 커플) 역시 영화를 보다 풍성하게 만드는 일등 공신들이다. 자유롭고도 반항적인 외피 속에 진한 정과 편견을 깨부수는 따뜻한 알맹이들을 쏙쏙 숨겨놔 알면 알수록 정감이 넘친다.
인종, 성 정체성, 가족구성, 직업 등의 다름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차별에 쉽게 노출돼왔던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녹여내 극이 진행 될수록 더 진한 감동과 웃음, 여운을 안긴다. 추격전의 긴장감과 비밀에 대한 호기심, 다채로운 볼거리가 조화롭게 완성됐다. 단연 똑똑하고도 신박한 메가폰의 힘.
많은 것을 담았지만 무엇 하나 치우치거나 넘치는 게 없다. ‘어쭙잖은 이해는 버리고, 너는 너, 나는 나, 다름을 인정하자는 쉽지만 결코 쉽지만은 않은 메시지를 맛깔스럽게 장착했다. 강렬한 첫맛, 은은한 뒷맛에 여운도 상당하다. 통쾌하고도 거침없는 하이킥에 기꺼이 뒤통수를 내줄 만한, 기대 이상의 쫀쫀한 영화 ‘초미의 관심사다. 오는 5월 27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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