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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농구 하겠다” 오리온맨으로 마음 다잡은 이대성 [현장스케치]
입력 2020-05-18 18:00 
FA 최대어로 지목됐던 이대성이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었다. 18일 오후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이대성이 고양 오리온 입단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대성이 기자회견에서 오리온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사진(서울 논현)=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논현) 안준철 기자
내 노력이 부족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프로농구 FA(자유계약선수) 최대어 이대성(30)은 자신이 입은 오리온 유니폼을 슬쩍 내려봤다.
이대성은 18일 서울 논현동 KBL센터에서 오리온 입단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1년 동안 이대성에게는 많은 일이 있었다. 2018-19시즌 울산 현대모비스를 챔피언전 우승으로 이끌며 MVP(최우수상)를 받았던 이대성이다. 결혼에도 골인했다. 하지만 2019-20시즌 도중 전주 KCC로 트레이드 됐다.
사실 중앙대 입학 후 미국 유학, 현대모비스 입단 이후 미국 진출 타진과 국내 복귀까지 이대성의 선수 시절은 파란만장했다. 그 파란만장한 일들 짧은 1년 동안 일어난 듯 했다. 이는 FA 협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시즌 34경기에서 평균 11.7점 2.9어시스트 2.7리바운드를 기록한 이대성이지만, 현대모비스 유니폼과 KCC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의 성적에는 차이가 있었다.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뛴 11경기에서 평균 13.5점 5.1어시스트 2.5리바운드로 활약한 반면 KCC(23경기)에서는 평균 10.8점 1.9어시스트 2.7리바운드에 만족했다. KCC 농구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다.
FA 최대어로 꼽혔지만, 이대성은 공 소유욕이 강해 세밀하게 정돈되지 않으면 팀 플레이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부산 KT와는 계약 직전까지 갔지만, 12일 최종 결렬됐다. 결국 13일 오리온와 계약기간 3년 보수총액 5억 5000만 원(연봉 4억 원, 인센티브 1억 5000만 원)에 사인했다.
계약을 했지만, 지난 1년 간을 돌아본 이대성은 만감이 교차할 수밖에 없었다. 1년 동안 유니폼을 2차례 갈아입게 됐다. 이대성은 많은 일을 겪은 1년이었다. 반성할 부분도, 아쉬운 부분도 많았다. 많이 혼란스럽고, 힘들었다”라며 기본적인 마음은 반성이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10년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는 점이었다. 전체적인 마음은 변함이 없다. 노력해야 성공한다. 최근 1년 동안 많은 일을 겪었다고 생각을 바꾼다면 이대성이 아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힘들고 어려웠지만, 여기까지 오긴 왔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건 느꼈다. 내 노력이 부족하다고 느낀 1년이었다. 많이 성숙해질 거라 생각한다. 긍정적인 뉴스로 많이 나오고 싶다. 신념, 소신을 잃지 않게 된 1년이었다”라고 덧붙였다.
FA 협상에서도 많은 걸 느낀 이대성이다. 이대성은 농구를 시작한 후 이 자리에 오기까지 노력하면 다 잘 될 거란 믿음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협상 과정에서 그 믿음이 떨어졌다”며 다만, 내 생각이 바뀌면 그건 이대성이 아니다. ‘내 노력이 부족했구나, ‘더 농구선수로서 간절했다면 이런 상황은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앞으로의 10년을 바라보면 터닝포인트가 된 것 같다. 제일 큰 핵심은 더 노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내 노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느꼈다. 성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거라 생각한다”고 무겁게 말을 이어갔다.
그래도 새로운 팀에서는 즐거운 마음으로 농구를 하겠다는 게 이대성의 각오다. 이대성은 나에 대한 서선을 잘 알지만, 즐겁게 농구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신나는 농구. 감독님, 국장님과 얘기를 했다. 나만의 장점이 있고, 내가 해낼 수 있는 역할을 종합적으로 봤을 때 오리온이 원하는 방향과 내가 원하는 방향이 신나는 농구인 것 같다. 신나는 농구에 포커스를 맞춰 다음 시즌을 치르고 싶다”며 팬들께서 즐거워 하시려면, 하는 사람이 즐거워야 한다는 생각에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팀 오리온에서의 각오도 밝혔다. 이대성은 구단 역사상 최고의 대우(오리온 외부 FA 기준)를 해주셨는데 내가 경기에 못 나간다면 리스크가 크다. 최대한 건강하게, 54경기 모두 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그동안 미국에 다녀오고, 부상도 있어서 54경기 모두 뛰어본 적은 없다”며 어쨌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뛰겠다. 그러다 보면 팀 성적도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생각한 대로 그림이 그려진다면, 팬들이 원하는 성적까지도 욕심내보겠다”고 다짐했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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