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기로 단백질까지 만든다…코로나19에 더 주목받는 푸드테크
입력 2020-05-18 15:51  | 수정 2020-05-18 16:09

핀란드 헬싱키 인근 소도시 에스푸의 주택가에 자리잡은 '솔라 푸즈(Solar Foods)'는 SF(공상과학)영화에서나 볼 법한 '푸드테크(Food Tech·첨단기술과 식품의 생산·제조·유통·배송의 결합)'를 구현해 낸 스타트업이다.
이 회사는 공기를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했다. 대기 중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 친환경 전기로 물에서 분리한 수소, 토양 추출 미생물, 소금을 탱크에 넣고 발효한 뒤 열처리·건조한다. 결과물은 '솔레인(Solein)'이라 불리는 단백질 분말. 혀를 대보니 달걀맛이다. 각종 가공식품은 물론 최근 각광받는 대체육의 재료로도 쓰일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솔라 푸즈는 현재 하루 1㎏ 안팎인 솔레인 생산량을 2022년까지 연간 80t 으로 늘려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솔라 푸즈는 ESA(유럽항공우주국)의 지원을 받아 화성의 대기와 태양광을 이용한 단백질 제조 기술까지 개발 중이다.
파시 바이니카 솔라 푸즈 대표는 "솔레인의 탄소 발자국은 실제 고기의 100분의 1에 불과해 환경파괴, 자원낭비 등의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한 식량난·식량안보 문제 해결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푸드테크' 가 코로나19 사태에서 식량·식품문제에 대한 새로운 길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문제는 물론 식량난과 식량안보, 항생제 오남용, 영양 섭취와 면역력 유지, 언택트(비대면) 소비 확대, 식품안전 등 각종 이슈들에 대한 해법과 대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다.
세계 각국에서 식량안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도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곡물수급 위기상황에 대비해 비상시 해외농업자원 확보를 위한 가상훈련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공기단백질 기술, 세포배양육을 상용화하거나 식물성 대체육과 곤충 등으로 단백질 자급률을 높이면 국경폐쇄·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야기되는 식량난에 대처할 수 있다.
푸드테크의 범위는 대단히 광범위하다. 대체육·대체단백질은 푸드테크의 '대세'로 이미 자리잡았다. 첨단 ICT기술도 식품산업에 날개를 달고 있다. 로봇이 음식을 조리하고 서빙하는가 하면 공장과 농장에선 AI와 로봇이 사람을 대신한다. IBM인공지능 '셰프 왓슨'은 인간을 대신해 메뉴 및 상품 개발까지 해내고 있다. 언택트 소비 트렌드 속에 이같은 기술발전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블록체인과 IoT, 센서 등 기술은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의 전과정을 실시간 추적도 한다. 식품안전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역시 각광받을 푸드테크 분야다. 코로나 19때 급성장한 HMR(가정간편식)과 밀키트, 건강기능식품, 배달앱 등도 푸드테크에 포함된다. 스마트팜과 수직형농장 등 '애그리테크(Agritech)'로 불리는 첨단 농업기술도 넓게 보면 푸드테크다.
푸드테크는 생명공학과 식품공학, AI, 로봇,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들과 결합하면서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마켓 앤드 리서치는 2022년까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이 2500억달러(약 29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마켓 앤드 리서치는 2022년까지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은 2500억달러(약 296조원)에 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투자은행 바클레이즈는 2029년에 대체육이 전체 육류 시장의 10%에 달하는 1400억달러(약 166조원)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성장세는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갈수록 더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국내 푸드테크 수준은 아직 선진국과 비교해선 뒤처져 있는게 현실이다. 이기원 서울대 식품생명공학부 교수는 "첨단 과학기술에 기반한 푸드테크는 전세계적 대세며, 코로나 19사태로 더 가파른 성장을 할 전망"이라며 "국내에 부족한 전문 인력 확보, 연구개발·투자 대폭 확대 등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기획취재팀 = 이호승(네덜란드·핀란드) 기자 / 심희진(미국)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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