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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메이저 우승’ 박현경 “이제 시즌 2승 목표…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참가하고파”
입력 2020-05-18 00:00 
박현경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 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제42회 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마지막 날 버디 6개, 보기 1개를 쳐 5언퍼파 67타를 기록했다. 4라운드에서 5타를 줄여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 생애 첫 우승을 거머쥐었다. 박현경이 18번홀 퍼팅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양주)=천정환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박현경(20)이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라는 감격을 안았다.
박현경은 17일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6601야드)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쳤다.
이로써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우승 상금 2억2000만원의 주인공이 됐다. 첫 메이저 우승이다.
지난해 KLPGA에 데뷔한 박현경은 신인왕을 차지한 조아연(20·팀볼빅)과 3승을 올린 임희정과 달리 무관에 그쳤지만 코로나19로 미뤄진 올 시즌 국내 개막전에서 생애 첫 승을 메이저 우승으로 장식하며 새로운 스타로 떠올랐다.

다음은 박현경과 일문일답.
-우승 소감
▲오랜 시간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드디어 이루어져서 행복하다. 대회 1라운드 어머니 생신이라서 좋은 선물을 해드리고 싶다고 생각하며 대회에 임했다. 오늘 우승이라는 생일 선물을 드려서 태어나서 제일 행복하다.

-방송 인터뷰 때 울었다. 작년 마음 고생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동안 어떻게 준비했나? 눈물의 의미는?
▲작년 함께 루키였던 동기들이 8승이라는 우승을 합작했고, 많이 부러웠고 내가 그 승수를 더하지 못한 것에 아쉽고 속상했다. 오늘 그 아쉬움을 날린 눈물이고, 그동안 고생했던 것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자연스레 눈물이 흘렀다.

-무관중 대회였다. 부담이 적어 도움이 됐는가? 앞으로도 쉽게 우승할 수 있을 것 같은지?
▲무관중 플레이는 예전에 아마추어 때 그리고 드림투어 시절에 경험이 있기 때문에 부담 없었다. 첫 우승하고 다음 우승이 쉬울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첫 물꼬가 트였을 뿐이다.


-캐디해주신 아버지(박세수씨)와 우승 후 대화?
▲챔피언 퍼트하고 나서 아버지랑 포옹만 했다. 아무 말하지 않았다. 투어프로 출신인 아버지가 코스 공략, 바람 계산 등 늘 든든한 존재로 계셔서 좋다. 내가 실수하거나 경기를 잘 못 풀 때도 걱정 없다.

-우승의 비결?
▲우승 없던 이유에 대해 그동안 많이 생각했다. 다른 선수들에 비해 기술적인 부분도 부족했다. 드라이브 비거리와 퍼트도 부족했다. 올 겨울 그 두 가지 부분 향상을 위한 훈련들을 이시우 코치님과 고진영언니 등 좋은 분들과 하면서 많이 늘었다.

-작년에 비해 가장 큰 변화?
▲심리적인 부분이 가장 컸다고 생각한다. 쫓기는 마음과 잘 하고 싶은 마음 등 마음에 변화가 있었다. 이제 2년 차 선수이고, 작년의 경험을 되살려서 다른 마음으로 플레이하고 싶었다. 그리고 고진영 언니가 옆에서 도움과 조언을 줬던 것이 컸다.

-같은 조였던 배선우, 임희정의 플레이의 버디 압박?
▲임희정과 배선우 둘 다 훌륭한 플레이를 보였다. 초반에 버디 하는 모습을 보고 아버지가 괜찮다고 안심시켜주셨다. 덕분에 긴장을 안 해서 나도 버디를 기록할 수 있었다.

-고진영의 조언?
▲언니가 어제 통화로 우승하지 말라고 했다. 언니는 항상 우승하려는 생각을 안하고 플레이한다고 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늘에 맡기라는 등 늘 좋은 말을 해준다.

-김리안의 울음?
▲사실 우승하고 누가 나에게 축하해줬는지 정신없어서 제대로 못 봤다. 김리안 선수는 내가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친하다. 조혜림까지 세명이서 가족같이 지낸다. 서로가 얼마나 힘든 시간을 보냈는지 잘 알기에 눈물을 흘린 것 같다.

-임희정과 대화?
▲경기 전에는 게임에 대한 얘기 전혀 안했다. 희정이랑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경쟁했기에, 오늘 아마추어 경기하던 것 같았고, 옛날 생각이 났다.

-코로나로 힘들어하는 국민들에게 희망 메시지?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때문에 힘든 상황에 처해있다. 오늘 저의 우승으로 기쁨이 됐으면 좋겠다. 다같이 힘내서 코로나19를 극복했으면 좋겠다.

-가장 힘이 되고 극복하게끔 해준 좌우명 또는 이야기가 있다면?
▲주변에서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셨다. 혼자서는 우승할 수 없다. 스윙에 많은 도움을 주신 이시우 코치, 옆에서 늘 챙겨 주시는 부모님, 팬분들의 응원이 모여 이룰 수 있었다. 대회 내내 가장 많이 한 생각은 ‘모든 것에 하늘의 뜻이 있다이다. 버디를 해도, 보기를 해도 감사하다는 생각했다. 시즌 전 목표는 첫 우승이었는데 이루어졌다. 작년에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대회를 보며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우승으로 참가하는 데에 한걸음 다가선 것 같다. 그리고 KLPGA 위너스클럽에 내 이름이 들어가는 것도 기분 좋다.

-오늘 가장 어려웠던 샷 또는 퍼트?
▲버디를 했던 4번 홀이다. 이전까지 같은 조 플레이어들이 연속으로 버디를 기록했고, 심리적 압박이 4번 홀에서 컸다. 꼭 버디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했고, 그 이후로 버디가 트였다.

-시즌 목표?
▲첫 대회에서 올해 첫 목표를 이루어서 영광이고 행복하다. 첫 우승을 이루었으니, 시즌 목표를 2승으로 잡고 연습할 것이다. 박인비 인비테이셔널 참가하고 싶다.

-첫 우승 후 하고 싶었던 것?
▲뭘 하고싶은 것은 없다. 친오빠가 오늘 최종라운드 전에 연락 와서 지갑을 사달라고 했다. 그래서 3등 안에 들면 사준다고 말했다. 오빠에게 지갑을 사줘야겠다. 그리고 반려견인 ‘드림이가 집에서 티비로 내 우승 장면을 봤을지 모르겠지만, 얼른 집에 가서 드림이랑 놀고 싶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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