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영화 '고고 70' 실제 밴드 '데블스' 리더 김명길 별세
입력 2020-05-17 14:19  | 수정 2020-05-17 15:37
데블스 1집 표지 사진. 故김명길은 왼쪽에서 두 번째 / 사진=박성서 대중음악 평론가 제공

영화 '고고 70'의 실제 주인공인 1970년대 그룹사운드 '데블스'(Devils)의 리더 겸 기타리스트 김명길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향년 73세.

유족 측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2월 전립선암 판정을 받은 뒤 투병해오다가 오늘(17일) 오전 8시께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에서 숨졌습니다.

1947년 인천에서 태어난 그는 1968년 데블스에서 기타리스트 겸 보컬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데블스는 1970년 제2회 플레이보이 배 보컬 그룹 경연대회에서 구성상을 받았고 이듬해 1집 '그룹사운드 데블스'를 내며 정식으로 데뷔했습니다.


닐바나, 마이하우스 등 당대 최고의 고고 클럽에서 활동한 이들은 당시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퍼포먼스와 함께 한국적 록을 선보여 인기를 높였습니다.

1974년 발표한 2집 '톱 그룹사운드 데블스' 타이틀곡 '그리운 건 너'는 한국 록 역사에 한획을 그은 명곡 중 한 곡으로 평가받습니다. 도입부에서 고인의 기타 사운드가 인상적인 노래입니다.

데블스는 70년대 디바 이은하 세션 밴드로도 활동했으며, 고인은 이은하 '밤차', '아리송해' 등을 편곡했습니다. 팀은 1980년 해체했습니다.

그룹사운드 데블스. 故김명길은 두번째줄 가장 오른쪽 / 사진=박성서 대중음악 평론가 제공

데블스의 이야기는 2008년 조승우, 신민아 주연 '고고 70'으로 만들어지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데블스 결성과 데뷔, 전성기 활동 등의 모습을 그린 이 영화는 약 59만 관객을 동원했고, 제7회 대한민국영화대상에서 '음악상'을 받았습니다.

고인은 영화 '제7 광구' OST(오리지널사운드트랙)를 만들고 2008년 데블스를 재결성해 앨범 'S.M.K 열한번째'를 내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왔습니다. 최근까지도 각종 록 페스티벌, 공연 등 무대에 올랐습니다.

박성서 대중음악 평론가는 "데블스는 당시 '솔(soul) 음악의 대왕'으로 불리며 가요사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그룹"이라며 "고인은 최근까지도 히식스, 딕패밀리 등 록밴드와 함께 매달 합동 공연을 할 만큼 마지막 순간까지 음악을 지키고 모든 열정을 쏟아부었던 뮤지션"이라고 말했습니다.

빈소는 서울 용산구 순천향대학교병원에 마련됐습니다. 발인은 오는 19일 오전 6시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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