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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미누`가 남긴 메아리[MK`S 무비 PICK]
입력 2020-05-17 09:1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안녕, 미누가 노래한 삶이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제10회 DMZ국제다큐영화제(2018) 개막작 ‘안녕, 미누는 함께하는 세상을 꿈꾸며, 손가락 잘린 목장갑을 끼고 노래한 네팔사람 미누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바나나쏭의 기적으로 전 세계 22개 영화제에 초청받는 등 국내외에서 호평받은 지혜원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다큐멘터리다.
‘목포의 눈물이 애창곡인 네팔사람 미누. 그는 이주노동자 관련 법조차 없던 1992년 한국에 온 국내 이주노동자 1세대다. 스무 살에 식당일부터 시작해 봉제 공장 재단사, 문화운동가, 밴드 보컬, 방송국 앵커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그가 속한 밴드 ‘스탑 크랙다운은 2장의 앨범을 냈다. 박노해 시인이 자신의 시 ‘손무덤을 기꺼이 노래하게 했고, 고 신해철이 프로듀싱을 도왔다. ‘스탑 크랙다운은 국내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했다. 2009년 말 미누는 18년의 한국 생활을 끝으로 강제 출국당했다.

네팔로 돌아가 사업가가 된 그는 이주노동을 준비하는 청년들을 위해 한국어와 문화를 가르쳤다. 또한, 네팔전통 인형을 만들어 판매하는 사업으로 지역 여성들의 일자리를 마련하고, 공정무역 커피와 함께 바리스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한국을 그리워했으나 올 수 없었던 미누. 옛 밴드 멤버들이 네팔에 날아가 그와 함께 무대에 섰다. 2018년 9월 제10회 국제다큐멘터리 영화제 개막작으로 ‘안녕, 미누가 선정되면서, 미누는 2박 3일간의 초청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했다. 약 한 달 후 10월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지혜원 감독은 당초 ‘안녕, 미누를 통해 한국에서 사회와 가치관을 정리한 사람이 네팔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담았다. 하지만 그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게 되면서 영화제 공개 버전과 조금 다른 버전을 다시 한번 완성했다. 개봉작에는 네팔에서 미누의 삶을 담은 동시에 한국 이주노동자 역사에서 미누의 위치와 역할 등을 그려냈다.
‘안녕, 미누는 담담하게 미누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미누의 노래를 통해 울림을 전한다. 지혜원 감독은 이주노동자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제도적으로 개선됐지만, 마음 상태는 더 큰 벽을 쌓고 지내는 것 같다. 그 벽에 미누 씨의 이야기가 균열을 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27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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