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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당나귀 귀` 이창수 PD "갑보다 을 중심, 설정은 NO"
입력 2020-05-17 08:01 
이창수 PD가 김숙과 전현무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스타투데이 DB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이창수 PD는 ‘당나귀 귀 MC로 활약 중인 김숙, 전현무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이 PD는 두 사람에 대해 보스뿐만 아니라 밑에 계시는 직원들까지 관심을 가지고 봐준다. 다른 사람에게 관심이 없으면 놓칠 수 있는 부분도 김숙과 전현무가 잘 캐치한다. 저희가 관찰 예능이고 사람들이 많다 보니 편집하면서 흘려보내는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런 부분을 잘 알아본다. 최근 헤이지니와 심영순 선생님이 ‘TV 유치원 촬영분에서도 고민하는 PD의 모습까지 놓치지 않고 언급하더라. 그런 부분에 저희도 놀란다. 두 사람의 케미도 좋다. 그래서 고맙다”고 말했다.
방송 초반엔 한식 요리 연구가이자 보스로, 현재는 스페셜 MC로 함께하고 있는 ‘심블리 한식 요리 연구가 심영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PD는 초반에는 불편하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는 자신이 있었다. 선생님의 대단한 점과 귀여운 점까지 알게 될 거라고 생각했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당나귀 귀에 함께해주는 보스와 직원들에게도 고마워했다. 이 PD는 보스들이 나오고 나서 후회한다. 저보고 사기꾼이라고 한다”며 그래도 보스들이 프로그램의 진정성에 공감해서 함께해주고 있다. 그분들도 방송을 보고 처음에는 놀라더라. 다들 그럴 리 없다고 하지만 갑갑한 포인트가 있다. 저희가 자아 성찰 프로그램이지 않나. 보스들도 자아 성찰은 하지만 몸과 마음이 안 따라주는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 그래도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되고 조금씩 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대한 중립적으로 만들려고 하죠. 그래도 보스보다는 직원들 중심으로 가려고 해요. 보스들에게도 그렇고 말했고요. 보스가 예능인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보스나 직원에게 예능인의 모습을 강요하지 않아요. 처음에는 보스도 직원도 카메라를 어려워하는데 나중엔 캐릭터가 스스로 잡혀가더라고요. 김동은 원장 캐릭터도 저희가 만든 게 아니고요. 그렇게 먹으라고 시킬 수도 없어요.”
'당나귀 귀'에 출연한 심영순-이연복-현주엽-타이거JK-원희룡-헤이지니-박술녀-양치승-김소연(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보스. 사진|KBS

이 PD는 ‘당나귀 귀 촬영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저희가 대본이 없다. 설정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관찰 예능이다. 회사에 어떤 이벤트가 있다고 하면 거기에 맞춰서 촬영을 준비하고 예측한다. 설정을 넣거나 해서 영업 손실이 나면 책임져 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프로그램이 힘들다. 늘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자칫 홍보로 치우치지 않기 위해 홍보가 필요 없는 업계 1위”의 회사와 보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 출연 문의 연락이 많이 온다. 하지만 홍보 목적으로 하면 안 된다. 성장하는 팀이나 회사를 보는 재미도 있을 수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이익을 주는 걸 배제하려고 했다. 양치승 관장이나 김소연 대표는 이룰 만큼 이룬 사람들이다. 그래서 저희가 보스들에게 희생해달라고 하는 부분도 있다. 보스들이랑 싸우더라도 이 업계의 힘든 점이나 직원들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좋은 사람이라도 단점이 있어요. 저희도 늘 고민이 많죠. 갑을 관계가 굉장히 예민한 주제잖아요. 그 관계의 불편함을 솔직하게 보여줘야 프로그램에 생명력이 있으니까요. 수위를 지키는 게 어렵지만 불편함을 불편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제 역할이고요. 보스나 직원들이 편안한 상태에서 무방비의 모습을 보여 줄 수 있게 만들려고 노력해요.”
이 PD는 ‘당나귀 귀에 모시고 싶은 보스가 있냐는 질문에 모든 분야가 열려 있다. 정치인도 열어두고 있다. 꼭 자아 성찰이 필요한 분들이지 않나”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당나귀 귀가 장수 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희망했다. 그는 10년 넘게 하고 싶다. 오래 하고 싶다. 다양한 분야를 소개해 주고 싶다. 본 적 없는 그들이 사는 세계를 보여 주고 싶다. 예를 들면 저희가 어떤 일을 보면 이렇게 할 거라고 넘겨짚는 부분이 있다. 그런 편견을 바꾸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어떤 보스가 좋은 보스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어요. 저도 프로그램을 이끌면서 고민이 많이 되죠. 좋은 보스가 되고 싶은데 마음처럼 안될 때도 있고요. 그래도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과 오래오래 하고 싶어요. ‘무한도전이나 ‘1박2일처럼 오래 하고 싶죠. 물론 한편 한편이 중요하지만 정말 좋은 프로그램, 오래 남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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