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스윙스 "버벌진트, 시대와 장르의 리더…해피 스승의 날"(전문)
입력 2020-05-15 16:45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래퍼 스윙스가 스승의 날을 맞아 버벌진트에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스윙스는 15일 인스타그램에 "스승의 날. 너무 좋은 분들이 계시지만 오늘은 버벌진트 형에게 감사드리고 싶다. 07년도 제가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어느 언더 공연 무대에 올라가서 제 씨디를 들고 저를 길게 홍보해줬다"고 운을 뗐다.
이어 "후배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칭찬해주는 대선배들이 드물었는데 인터뷰와 가사에서도 이 형은 항상 후배들을 칭찬하기 바빴다"고 신인시절 홍보를 도와준 선배에 대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또 "28, 29 나이에 바빴던 때, 후배를 위해 녹음을 직접 받아줬고 비싼 녹음비를 그냥 내줬다. 또 아무도 날 지지해주지 않을 때 자주 제 편에 공개적으로 서줬다. 여기에 오래있어 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은 다이아처럼 드물다"고 덧붙였다.

스윙스는 또 "이 형은 이 시대와 장르의 리더", "장르의 한계치를 계속 부수던 사람", "솔직함이 변질되기 힘든 사람" 등 극찬을 한 뒤 "진짜 이 세상에서 너무 보기 드문 이런 정과 사랑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ksy70111@mkinternet.com
<다음은 스윙스 SNS 글 전문>
스승의 날. 너무 좋은 분들이 계시지만, 오늘은 김진태 aka 버벌진트형에게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07년도에 제가 아무것도 아니었을 때, 믹스테잎 딸랑 하나 내고 기대에 부풀린 애기였을 때, 이 형이 저랑 밥 한끼 하기도 전에 어느 언더 공연 무대에 올라가서 가내수공업으로 제작한 풋내기 냄새 나는 제 씨디를 들고, ‘이 친구가 정말 잘해요. 라며 저를 길게 홍보해줬습니다.
당시의 시대적 문화를 설명해야 이 상황이 더 와 닿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후배들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칭찬해주는 대선배들은 드물었습니다. 어색한 문화였죠. 인터뷰와 가사에서도 이 형은 항상 후배들을 칭찬하기 바빴습니다. 매우 경쟁적인 성격인 동시에 단순히 ‘한탕 치고, 내 배만 채우자 마인드가 아니었고, ‘문화를 키우자. 판을 키우자. 나만 생각하면 이 장르 자체는 커지지 않을 것이다했던 사람이었습니다. 너무 경쟁적인 사람이라 누구는 너무 미워했겠지만 말입니다. 특히나 형의 적들은 정말 싫어했을 것입니다. 최전방에 스스로를 배치하는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운동을 매우 잘하는 무서운 남자가 아니었고, 당시에 조금 무서운 형들이 많았던 씬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존재를 보존하기 위해 지키는 침묵 보다는‘구린 건 구리다 해야지 이 씬이 가짜가 아니라 진짜가 되고, 그 때부터 진짜 힙합이라 할 수 있지.라는 마인드를 가져왔던 사람이었습니다. 당시 좋지만은 않은 문화가 있었는데, 힙합 내에서 경쟁을 매우 억누르는 느낌? 다른 장르에서는 그게 꼭 나쁘다는 것은 아니었는데, 힙합은 그게 오래 없으면 더 이상 힙합이 아닌 게 될 수도 있다 봅니다. 뭐가 잘하는 것이고, 뭐가 못하는 것이고, 뭐가 쩌는 음악인지 굳이 설명해줄 똑똑한, 동시에 용감한 ‘플레이어가 드물었으니까. 듣는 사람들도 포인트를 못 잡은 느낌? 요즘도 약간 그렇게 되어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랩이 그냥 말만 빨리하면 되는 건 줄 아는, 예술성이나 창의력이 없는 장르라고만 생각했으니까요.
이 형은 이 시대와 장르의 리더였습니다.. 맨날 총알받이 역할을 했고, 맨날 위험한 가사를 써서 (이런 랩 이래서 구리고 저런 랩 저래서 구리고, 저 래퍼 구리고, 이런 말들을 서슴없이 했고, 당시에 자기애 넘치는 가사 쓰면 초 욕 먹는 시대였는데 엄청 써댔습니다.) 욕을 먹은 대신에, 후배들한테 용기를 줬다. 특히 저에게 그랬습니다. 힙합 음악만 했던 것도 아니고, 천성이 예술가라 시도들이 매우 다양했고, 성공시켰고, 망할 것 같이 여론이 안 좋을 때 보란듯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업그레이드1 (08년) 앨범의 녹음을 직접 받아줬습니다. 아니 28~29 나이의 바빴던 어느 스타가 후배를 위해서 그렇게 할까요? 있겠지만 너무 보기 드문케이스라고 생각합니다. 500마디 라는 싱글을 녹음하는 현장에 놀러와서는, 엄청 비싼 녹음비, 대략 30만원을 그냥 내줬습니다.‘이건 한국 힙합의 발전에 기여하는 것 이라며 저의 예술의 가치를 돈으로도 인정해줬습니다. 저도 여론 안 좋고 아무도 저를 지지해주지 않을 때 때 자주 제 편에 공개적으로 서줬습니다. 정말 여기에 오래 있어 본 사람으로서 이야기하는데 그런 사람은 다이아처럼 드뭅니다.
힙합씬 (언더)에서 아마 최초로 수천만원짜리 외제차를 산 사람이었을 것입니다. 거의 확실합니다. 지금이야 생각하면 웃기지, (아우디에서 나온 차 중… 매우 고가의 차는 아니었던 걸로 기억하지만) 다 뚜벅이였을 때 우리에게 희망을 줬었기 때문입니다. 처음이었으니까요. 장르의 한계치를 계속 부시던 사람이었습니다. 가능성을 우리의 눈에게 보여줬기 때문에 지금의 래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좋은 차를 살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그 뒤를 이은 멋있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자신한테도 솔직했습니다. 언제나. ‘거짓말을 못하는 사람 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사람입니다. 그냥 대화를 해 보면 그런 솔직함이 변질되기 힘든 사람이었습니다. 위의 모든 것들, 그리고 그 외에 당장은 생각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지만 저는 이런 형에게 너무 진심으로 항상 감사해왔고,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구나처럼) 진짜 이 세상에서 너무 보기 드문 이런 정과 사랑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되도록이면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버벌 형. 해피 스승의 날.[ⓒ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