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세계’, 완벽함 속 피어난 균열…끝은 역시 파멸? [M+방송진단①]

‘부부의 세계가 막장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서 끝을 향해 달리고 있다. 고구마와 사이다를 오가는 스토리로 ‘부부의 세계가 매회 화제의 중심에 서 있었던 가운데 시청자들은 그 끝은 파멸일지 아니면 새 출발일지 궁금증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완벽한 것 같던 세계지만 실상 균열이 존재했던 세계임을 눈치챈 지선우(김희애 분)의 이야기로 막을 열었던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감독 모완일, 작가 주현)가 복수와 분노로 휘몰아치는 전개로 전반부를 달렸다면, 후반부는 어딘가 아슬아슬함이 가득했던 스토리로 몰입도를 높여 가고 있다.

지선우를 비롯해 이태오(박해준 분), 여다경(한소희 분), 이준영(전진서 분) 등 모든 캐릭터가 겉으로는 괜찮은 듯 보였지만, 사실 내면에서는 무언가에 얽매인 듯 아슬아슬하게 외줄을 타고 있었던 것이 한 회가 지나갈수록 서서히 드러났다. 그렇게 후반부의 클라이맥스에 다다를수록 이들은 자신들이 가진 마음의 균열을 눈치채며 후폭풍을 맞이하는 중이다. 그렇기에 ‘부부의 세계의 숨 막히는 스토리는 각 캐릭터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지, 작품이 말하는 진짜 부부의 세계가 무엇인지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는 장치로 작용했다.

#. 아슬아슬한 외줄 위에 올라선 캐릭터들.

‘부부의 세계 김희애 박해준 사진=JTBC

‘부부의 세계에서 처음으로 드러난 균열은 외도였다. 지선우와 이태오의 사이에서 의심이 피어나고 그것이 여다경과의 불륜이라는 확신이 피어난 순간, 두 사람의 모든 일상은 뒤바뀌었고 결국 서로의 끝까지 보게 되며 이혼이라는 결말을 맞았다. 그리고 그것은 여다경에게 고스란히 되돌아 왔다. 이런 부분에서 이런 문제는 언제든 어떤 부부에게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것, 속이 시원한 한편 그것이 현실인 것 같은 스토리, 그것이 ‘부부의 세계 중 하나라는 것을 잘 보여줬다.

여기에 서로를 놓고 싶으면서 쉽게 놓지 못하고 매달리는 지선우와 이태오의 모습, 자신을 향한 루머에 당당히 맞서면서도 상처에 무릎 꿇는 지선우의 모습, 어떻게든 자신의 세계를 지키겠다고 이준영을 이용하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발악하는 여다경의 모습 등은 고구마와 사이다를 번갈아 주어 시청자들에게 분노와 통쾌함을 선사하는 요소로 작용됐다. 그렇기에 ‘부부의 세계를 보는 시청자들은 답답한 고구마만 있는 스토리만 있는 것이 아니기에 다음 사이다를 위해, 이 스토리가 어떻게 풀릴지 자꾸만 호기심이 생겼기에 쉽게 ‘부부의 세계를 포기할 수 없었다.

#. 현실인가 허구인가, 쉽게 건들지 못했던 소재.

‘부부의 세계 김희애 전진서 이무생 사진=JTBC 주말드라마 ‘부부의 세계 캡처

미친 듯 휘몰아치고, 현실적이면서도 촘촘한 전개는 ‘부부의 세계의 인기요소 중 하나다. 그만큼 이 스토리들의 몰입도와 재미를 높이기 위해 정말 다양한 소재들이 사용됐다.

대표적인 소재들로는 맞물리는 불륜의 고리, 벗어나고자 노력했지만 어쩐지 어둠 속에 자꾸 사로잡히는 데이트 폭력, 같은 조건이지만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듯한 남녀차별 문제, 부부의 문제로 불거진 아이의 불안함 등이 있다.

‘부부의 세계는 의외의 연결고리로 이런 문제들을 자연스럽게 연결했다. 불륜을 의심하기 시작했던 지선우가 민현서(심은우 분)의 데이트 폭력을 돕기 위해 나서며 점차 자신의 균열에 가까워진 모습, 그런 지선우에게서 연민을 느끼는 한편 부원장이라는 자리때문에 경계하다가도 때로는 조력자 같은 역할을 한 설명숙(채국희 분)이 느낀 남녀차별 문제, 이준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부부의 세계가 흔들리자 그것이 부모와 자식의 세계로까지 이어져 균열이 만들어진다는 것을 정확히 짚어냈다.

이에 이런 문제들은 ‘부부의 세계와 현실에서 이어진 문제로까지 닿았고, 시청자들은 정말 현실적인 부분들에 공감을 느끼면서도, 현실이 아니길 바라는 불편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렇기에 시청자들이 ‘부부의 세계가 맞이할 결말에 더욱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보인다.

MBN스타 대중문화부 이남경 기자 mkculture@mkcultur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