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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하재훈 실종…‘6연패 초상집’ SK의 상징적 장면
입력 2020-05-15 07:54 
마운드에 올라 씩씩하게 상대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하재훈이 그리워지는 SK다. 사진=김영구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잠실) 안준철 기자
SK와이번스의 잔인한 5월이 계속되고 있다. 연패의 늪은 점점 깊어지고 있다. 연패가 계속되면서 마무리 하재훈(30)이 마운드에 오를 일도 없다. 개점휴업이 아니라 실종상태나 다름없다. SK의 초상집 분위기를 상징하는 장면이다.
SK는 14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팀간 3차전에서 2-3으로 패했다. 9회말을 버티지 못하고, 대타로 나선 정근우에게 4번째 투수 김주온이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허무한 6연패였다. 1승7패로 kt위즈와 함께 공동 9위, 팀 성적표 밑바닥을 깔고 있다. 6연패 과정이 너무 좋지 않았다. 불펜이 무너졌고, 수비 실책이 속출했다. 타선은 침묵했다.
무엇보다 불펜의 붕괴는 속이 쓰릴 지경이다. 지난 시즌 SK는 리그 최강의 선발진과 더불어 든든한 필승조를 구축했다. 서진용이 33홀드를 올렸고, 하재훈은 36세이브를 올려 세이브왕에 등극했다. KBO리그 데뷔 첫 해이자, 투수 전향 첫 해에 거둔 성과였다.
특히 8경기를 치렀지만, 마무리 하재훈을 좀처럼 볼 수 없다. 팀이 넉넉하게 이기고 있을 때 하재훈이 마운드에 올라야 하는데, 그럴만한 일이 거의 없었다.
하재훈은 15일까지 지난 6일 인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 등판이 올 시즌 유일한 등판으로 기록돼 있다. 다만 유일한 등판도 내용 면에서는 불안감을 노출했다. 5-1로 앞선 9회에 등판해 2사까지 잘 잡아놓고, 송광민에 홈런을 맞았다. 이어 김태균에 2루타를 맞고, 폭투와 이해창에 볼넷을 내줘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장진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가까스로 팀 승리를 지켰지만, 최고 150km에 육박하는 공으로 타자들을 윽박지르는 지난 시즌 하재훈은 아니었다.
이후 하재훈의 등판기회가 찾아오지 않고 있다.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리즈에서는 하재훈 앞에 나오는 투수들이 무너졌다. LG와의 경기도 마찬가지다. 다만 하재훈의 구위가 지난 시즌만 못하다는 점도 SK가 하재훈을 올리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하재훈이 마운드에 오른다는 건, 어쨌든 SK가 경기 막판 이기고 있거나, 승리를 눈앞에 두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마무리 하재훈이 씩씩하게 공을 던질 때가 바로 SK가 연패를 끊고 반등을 노리는 시간이다. 하재훈의 실종이 해소돼야 하는 것도 SK의 숙제이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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