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사도 못한 선생님 챙겨야 하나"…코로나19로 바뀐 스승의날 풍경
입력 2020-05-14 15:25 

'스승의날'이 다가왔지만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된 후 올해 초·중·고등학교의 등교 수업이 수차례 연기되면서 예년과 사뭇 다른 스승의날 풍경들이 포착되고 있다. 일부 학교들이 졸업생 등의 학교 방문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으며, 온라인으로 행사를 진행하는 곳도 나타났다.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의 한 고등학교 누리집에는 '스승의 날 졸업생의 학교 방문 자제 요청'이라는 공지가 올라왔다. 학교 측은 공지글에 "코로나19 재유행에 대한 위험성은 존재하며 조용한 전파를 경계해야 할 시기"라며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졸업생들이 우리 학교를 방문하고 사제지정을 나누는 훈훈한 모습이 그립지만 상황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올해는 방문을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일부 학교에서는 스승의날 맞이 행사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비대면 형태로 선물을 나누기로 결정했다. 인하대는 교수들이 학생 200여명에게 선물을 전하는 행사를 진행했으며 반대로 학생들이 교수에게 영상을 만들어 감사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경북의 한 중학교에선 합창반 학생들이 '스승의 은혜' 노래를 합창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감사 편지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신학기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탓에 생긴 진풍경도 목격됐다. 온라인 맘카페 등에선 스승의날 선물이 고민된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한 이용자는 "인사도 제대로 못한 선생님을 챙기기 애매해 고민"이라고 적기도 했다.

특히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적용대상이 아닌 어린이집이나 사립유치원 교사들에 대한 선물을 어느 정도로 준비해야 하는지 묻는 글이 많았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이 모씨(34)는 "이번에 아이를 처음으로 어린이집에 보냈는데 코로나19로 인해 한번도 등원시키진 못했지만 아이가 혹시 미움 받지 않을까 싶어 스승의날 선물을 작게나마 준비했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차원에서 가정통신문이나 공지사항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밝힌 곳도 있었다. 경남 거제에 있는 한 어린이집은 "교직원은 저희를 믿고 맡겨주시는 것만으로 감사하며 선물이나 음식을 받지 않는다"며 응원을 부탁하는 공지를 올렸다.
[박윤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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