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韓 부실학술지 논문 감소했지만…일부는 여전히 발표
입력 2020-05-14 15:11 
2013~2019년 부실 학술지 404종에 발표된 전 세계(파란색) 논문 수와 한국 연구자들의 논문 수(주황색),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회색). 한국 논문이 전 세계 부실 학술지 논문 중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 2018년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 한국연구재단]

돈만 내면 논문을 게재해 주는 식의 부실 학술지 문제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면서 최근 부실 학술지에 발표되는 국내 연구자들의 논문이 과거에 비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여전히 일부 연구자들은 부실 학술지에 논문을 발표하고 있어 경각심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연구재단이 13일 공개한 '한국 학자의 비올 리스트 저널 논문 게재 추이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연구자가 발표한 과학인용색인(SCI)급 논문 중 0.8%(742편)가 부실 학술지에 게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학계에서 부실 학술지로 알려져 일종의 블랙 리스트에 오른 404종의 SCI급 스코푸스 등재지 중 지난 3월 4일 기준으로 등재가 취소된 287종을 제외한 117종을 대상으로 추적 조사한 결과다. 현재도 일부 부실 학술지는 등재 재심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부실 학술지 404종에 게재된 국내 연구자의 논문은 3747건에 달했다. 당시 전 세계 국가들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7.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 1위를 기록할 정도였다. 그러나 2018년 들어 국내에서도 부실 학술지 문제가 대두되면서 점유율은 2018년 3.1%, 지난해 2.2%로 급감했다. 하지만 아직 스코푸스 등재지로 분류되고 있는 117종의 경우에는 국내 연구자의 비율이 2017년 전체의 3%에서 2018년 2.5%, 지난해 2.2%로 소폭 감소하는 데 그쳤다.
지난 7년간 전체 발표 논문 중 부실 학술지(440종) 게재 논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은 국내 연구기관은 공주대(10%)로 나타났다. 숭실대(8.2%)와 광운대(7.1%)가 2, 3위를 차지했고 가천대(4.6%)와 인천대(4%), 조선대(4%)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대학 전체 평균은 2.8% 수준이다. 반면 서울대와 가톨릭대, KAIST, 울산과학기술원(UNIST) 등 5개 대학은 부실 학술지 비중이 0.5%로 가장 낮았다. 분야별로는 보건·직업 분야가 22.5%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났고 화학공학(9%)과 컴퓨터과학(7.5%), 복합학(5.4%)이 뒤를 이었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와 관련해 연구재단 관계자는 "'비올 리스트'에 올라 부실 학술지로 알려졌던 404종 중 스코푸스 등재가 취소된 287종은 확실히 부실 학술지임이 드러난 셈이지만, 나머지 117종의 경우에는 아직 전부를 부실 학술지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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