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 학원강사의 집단 전파…3차 감염 의심 사례 속출
입력 2020-05-14 15:06  | 수정 2020-05-21 16:05

서울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학원강사와 관련된 확진 판정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특히 이 학원강사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확진자들의 3차 감염 추정 사례도 속출하고 있어 우려되고 있습니다.

오늘(14일) 인천시에 따르면 모 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인 학원강사 25살 A(남)씨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시점은 이달 9일입니다.

그는 이달 2∼3일 서울 이태원 킹클럽과 포차(술집) 등지를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A 씨는 초기 역학조사 때 학원강사 신분을 숨기고 "무직"이라고 거짓말을 했고, "지난 6일 오후 6시에 귀가했다"고 주장했으나 심층 역학조사 결과 당일 오후 7시부터 11시까지 미추홀구 학원에서 강의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날 현재 A 씨와 관련된 코로나19 확진자는 모두 14명으로 중고생 9명과 성인 5명입니다.

중고생 확진자 9명 중 7명은 A 씨와 직접 접촉한 학원 수강생이나 과외 제자이지만 나머지 2명은 그와 마주친 적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실제로 인천 송도국제도시 한 아파트에서 A 씨로부터 수학 과외를 받은 13살 여중생 뿐만 아니라 함께 과외를 받지 않은 여중생의 쌍둥이 13살 오빠 까지 코로나 19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또 학원 수강생 확진자 중 한 명인 인천 남동구 논현동 거주 18살 고등학교 3학년생(남)의 친구(남)도 A 씨가 근무한 학원의 수강생이 아니었습니다.

성인 5명 중에서도 A 씨의 34살 지인(남)과 21살 동료 학원강사(남)는 밀접 접촉자로 분류할 수 있지만, 나머지 3명은 최근에 A 씨와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들 중에는 송도 아파트에서 쌍둥이 오빠에게 국어를 가르친 34살 과외교사(여)도 포함됐습니다.

미추홀구와 연수구가 밝힌 확진자 동선에 따르면 A 씨와 국어 과외교사는 지난 7일 오후 3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쌍둥이 남매의 아파트에 함께 머물렀습니다.

A 씨는 여중생을, 국어 과외교사는 여중생의 쌍둥이 오빠를 각각 가르쳤으나 둘 사이에 별다른 접촉은 없었습니다.

국어 과외교사 외 쌍둥이 46살 남매의 어머니와 논현동 거주 고교 3학년생의 42살 어머니 등 학부모 2명도 A 씨와 접촉하지 않았지만, 양성 판정을 받은 확진자입니다.

이들 사례는 A 씨로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2차 밀접 접촉자에게 전파됐고, 다시 2차 확진자와 접촉한 사람들이 3차 감염됐을 수 있다는 의심을 갖게 합니다.

전날까지 '역학조사 우선론'을 내세우며 신중한 태도를 보인 정부도 이날 3차 감염 발생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쌍둥이 오빠의 국어 과외교사가 감염된 사례를 언급하며 "3차 감염에 해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그는 "좀 더 공식적인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할 것 같다"며 "현재까지 추정되는 부분은 그렇다"고 덧붙였습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더는 코로나19가 지역사회로 확산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생활 속 거리두기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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