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잇단 횡단보도 사망에도…잔여시간 표시 대책은 미지근
입력 2020-05-14 09:23  | 수정 2020-05-14 10:08
【 앵커멘트 】
횡단보도를 건널 때 남은 시간이 표시돼 있으면 보다 안전한 보행이 가능하겠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많다 보니 위험한 상황은 곳곳에서 보이고 있습니다.
정태웅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한 여성이 횡단보도 옆을 건너갑니다.

덤프트럭 앞을 지나가는 순간 신호가 바뀌면서 그대로 트럭이 출발하고, 이 사고로 여성은 그 자리에서 숨졌습니다.

신호등에서 초록불이 깜빡거리는 것만 본 채 서둘러 건너다 변을 당한 겁니다.

당시 잔여시간 표시기능은 없었는데, 사고 이후 3개월이 지난 지금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2년간 발생한 교차로 횡단보도 교통사고는 7,000여 건에 이르는데, 잔여시간 표시기가 없는 점도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표시기가 없는 횡단보도 인근을 살펴봤습니다.

절반도 못 건넜는데 빨간불이 되자 아슬아슬하게 뛰어가는가 하면, 건너던 중 바뀐 신호에 놀라 급하게 되돌아오는 것도 부지기수입니다.

차량과 부딪힐 뻔한 아찔한 상황도 보입니다.

▶ 스탠딩 : 정태웅 / 기자
- "서울의 한 횡단보도입니다. 거리는 긴데 남은 시간을 모르다 보니 아무리 열심히 걸어가도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 인터뷰 : 전제민 / 서울 노량진동
- "다닐 때마다 중간에 가다가 바뀌어서 다시 돌아오고, 뛰어가고 불편한 경험이 많았어요. 보행자의 입장에선 되게 불안하고…."

「신호등 잔여시간 표시기는 보조장치에 속하는데, 설치 요건 외에는 별다른 의무사항이 없어 사실상 관심이 없는 겁니다.」

「이렇다 보니 서울시 도로 신호등 중 잔여시간 표시기가 없는 곳이 10곳 중 4곳에 달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자체적으로 진행되는 공사 일정도 있고, 워낙 개수도 많다 보니까 점차 늘려가는 쪽으로…."

방어운전이 우선이겠지만, 안전 보행을 위한 환경을 꾸준히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정태웅입니다. [bigbear@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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