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mbn 영상뉴스] 장인(匠人)의 손길
입력 2009-03-09 17:00  | 수정 2009-03-09 17:53

12대째. 그러니까 300년이나 된 가업을 고집스레 이어가고 있는 궁장(弓匠) 권무석 선생을 만나봤습니다. 사실 몇 시간만의 취재로 활의 제작 과정을 모두 보여주기는 불가능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전통활은 대나무, 뽕나무, 참나무, 무소뿔, 소심줄, 민어부레풀, 벚나무껍질 등과 같은 수많은 재료들이 복합적으로 결합된 데다 하나를 제작하는데 무려 4개월이 넘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우리 활의 과학성과 우수성에 대해 너무도 무지했었다는 사실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화면에서 보는 과정은 민어의 부레를 끓여서 만든 어교로 각 재료에 칠을 하는 모습입니다. 민어부레풀은 강력본드보다 더 잘 붙지만 딱딱하게 굳지를 않아 활의 탄력성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풀을 발랐다가 햇볕에 말리고 다시 발랐다가 말리는 과정을 15번 반복해야 한다고 하니 그렇게 오랜 제작기간이 필요한 이유가 짐작이 갑니다. 우리 전통활은 본래 머리띠모양처럼 타원형으로 제작되었다가 활시위를 걸 때야 비로소 반대로 휘어 그 엄청난 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습니다. 유효사거리가 300에서 400미터까지 나간다고 하니 선생의 말을 빌리자면 현대적인 총이 발명되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세계 최강의 무기였을 것입니다.

우리 활이야 말로 우리 민족을 지켜준 소중한 무기이자 문화 그 자체라고 말하는 궁장(弓匠) 권무석 선생. 선생은 이제 이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리고 보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전에 우리들이 먼저 우리 활의 우수성과 소중함에 관심을 갖는 것이 어떨지 생각해봅니다.

영상취재 : 최진영 기자
영상편집 : 김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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