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항공, 사상 첫 `조 단위` 유상증자 추진…총 2조2000억원 자금 확충
입력 2020-05-13 17:55 
[사진 제공 = 대한항공]

전세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휘청이던 대한항공이 결국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에 나선 것은 지난 2017년 4500억원대 유상증자 이후 3년 만이며, 조 단위 유상증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은 13일 오전 이사회를 열고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3시간 가까이 논의를 이어간 결과, 유상증자 1조원을 포함해 총 2조2000억원 규모의 자금 확충에 나서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에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유상증자는 주주 우선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공모하는 방식으로 올 하반기에 진행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새로 발행되는 주식 수는 7936만5079주이며, 예상 주당 발행가격은 1만2600원이다.
유상증자가 이뤄지면 대한항공의 전체 발행 주식은 기존 9595만5428주에서 1억7532만507주로 늘어나게 된다. 최종 발행가액은 오는 7월 6일 확정되며, 신주 상장은 같은 달 29일에 이뤄질 계획이다.

대한항공 모회사이자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은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지분율에 따라 3000억원 가량을 조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진칼은 대한항공의 지분을 보통주 기준 29.96%(우선주 포함 29.62%) 갖고 있다. 지난해 연결 재무제표 기준 한진칼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412억원 수준인 만큼 한진칼이 자금 확보를 위해 유상증자나 담보 대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진칼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개최하고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를 결정하되 자금 확보 방안은 추후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이날 이사회에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는 총 1조2000억원 규모의 차입 실행 방안도 결의했다. 앞서 국책은행은 대한항공에 운영자금 2000억원을 지원하고, 항공화물 운송 관련 자산유동화증권(ABS) 7000억원과 주식전환권 있는 영구채권 3000억원 인수 등 자금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사회에서는 항공화물 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는 7000억원 규모의 ABS와 3000억원 규모의 영구채권 발행 등이 결의됐으며, 2000억원의 자산담보부 차입은 앞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자구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대한항공 전 임원이 최대 50%의 급여를 반납한데 이어 직원의 70% 가량이 6개월 동안 순환휴직에 들어갔다. 또한, 추가적인 자본 확충을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와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 지분 등 회사 소유의 자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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