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지하철 마스크 의무화 첫날…"탑승 후 벗는 사람도"
입력 2020-05-13 15:38 

13일 오전 8시 지하철 2호선 강남역. 역사 안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지하철 탑승이 제한될 수 있다는 안내방송이 반복해 나왔다. 개찰구에도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이 대기하며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지하철을 이용하도록 안내했다. 대부분의 승객들은 방역 수칙을 따랐지만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해 허둥대는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이태원 클럽 발 감염자가 늘며 코로나19 사태가 재확산 기조를 보이자 서울시가 이날부터 방역 강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혼잡예보제' 운영에 나섰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승차정원 대비 탑승객 수를 나타낸 '지하철 혼잡도'가 150% 이상이 되면 마스크를 착용하라는 안내 방송이 나오고, 이 때부터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은 지하철을 타지 못한다. 서울교통공사는 혼잡예보제 운영 첫날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따른 승객 혼란을 막기 위해 이날 강남역·방배역 등 출퇴근 시간 승객이 몰리는 20개 지하철역에 안내 직원 35명과 보안관 24명을 파견했다.
시행 첫 날이었지만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았다. 출·퇴근을 할 때 마스크 착용이 이미 일상이 됐기 때문이다. 다만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음료수를 마시기 위해 마스크를 벗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도 간혹 포착됐다.
2호선 서울대입구역에서 승차한 직장인 김예지씨(30)는 "마스크를 꼼꼼히 착용해야 한다는 걸 알지만 날씨가 더워지고 있는데다 승객이 많으면 벗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사실"이라며 "애써 참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다른 승객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서울시가 마스크 미소지 승객을 위해 덴탈마스크를 전 역사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는 발표와 달리 일부 지하철역에서는 마스크를 구매하기 어려웠다. 지하철 7호선 내방역 역사는 '역사 내 편의점과 상가에서 판매한다'고 안내했지만 해당 상가는 오전 8시에 문을 열지 않았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의 한 편의점 직원도 "아침부터 마스크 찾는 사람이 많은데 우리 편의점엔 마스크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윤식 기자 / 김금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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