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무색…샤넬백 인상 소식에 명품관 연일 장사진

"어머, 샤넬 매장에 무슨 일 있어요?"
13일 오후 1시경 서울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샤넬 매장 앞을 서성이는 기자에게 한 손님이 물었다. 다른 명품 매장은 한산한 것과 달리 샤넬 매장 앞에는 입장을 기다리는 손님들로 붐볐기 때문이다. 그나마 모바일 대기 시스템으로 번호표를 배포한 터라 순서에 따라 입장하면 돼 크게 북적이는 것을 막을 수 있어 보였다.
샤넬 매장 입구에 서 있는 두 명의 직원 중 한 명은 계속해서 모바일 대기 번호표를 나눠주느라, 다른 한 명은 매장에 입장하려는 손님들의 발열 여부를 체크하느라 바빠 보였다. 이날 손님들은 샤넬 매장에 들어가려면 최소 1시간에서 길게는 3시간을 기다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날 서울 압구정 갤러리아백화점 샤넬 매장 앞에도 입장 대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평소보다 많았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지난 주말부터 샤넬 매장 앞에 손님들이 몰리고 있다"며 "백화점 오픈 전에는 대기줄이 무척 길었지만 지금은 모바일 대기시스템으로 번호표를 배포해 줄을 따로 서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 가격 인상 소식에 주요 백화점의 샤넬 매장 앞에는 연일 손님들로 북적이고 있다. 샤넬코리아에선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에 관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고객들과 주요 명품 브랜드 관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오는 14일을 기점으로 샤넬이 제품 가격을 올릴 것이라는 얘기가 알음알음 전해지며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급기야 코로나19 사태 속 롯데·현대·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에선 개점 전부터 몰려든 손님들로 '오픈런' 대란이란 진풍경이 펼쳐졌다. 오픈런(OPEN RUN)이란 백화점 앞에서 개장을 기다렸다가 문이 열리기가 무섭게 매장으로 달려가는 것을 말한다.
샤넬은 지난 11일(현지시간) 유럽에서 가격을 7~17%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도 샤넬 보이백·클래식 백 등 인기 품목을 중심으로 최대 17%가량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샤넬을 비롯한 명품 브랜드는 매년 1~3회 가량 가격을 인상해 왔다. 코로나19 사태가 불거진 최근 고야드, 불가리, 루이비통, 티파니 등의 브랜드는 제품 가격을 올렸다.
명품업체들은 이같은 가격 인상 이유로 환율 변동과 원자재 상승 등을 꼽는다. 하지만 환율이 하락했다고 명품업체에서 가격을 내린 적은 거의 없다. 때문에 명품 구매자들 사이 "오늘이 제일 싼 가격"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특히 샤넬 가방의 경우 '샤테크(샤넬+재테크)'란 말이 생겼을 정도로 제품을 미리 사두면 가격이 올라 돈을 벌 수 있는 아이템으로 통한다. 관련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억눌려 있던 소비심리에 샤넬의 가격 인상 소식이 더해지자 보복성 소비 심리가 분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방영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