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인천 20대 학원 강사 거짓말에 3차 감염자 나와
입력 2020-05-13 13:49  | 수정 2020-05-20 14:07

서울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20대 학원강사가 근무하는 인천 보습학원에서 무더기 확진 환자가 속출했다.
이 강사에게 개인 과외를 받은 쌍둥이 남매도 2차 감염됐는데 이들을 가르친 또 다른 국어과외 선생도 양성 판정을 받아 처음으로 3차 감염이 확인됐다.
이 강사는 애초 조사과정에서 이태원 클럽을 다녀온 사실을 알리지 않고 직업을 '무직'이라고 속여 접촉자 사전 격리를 어렵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학원강사가 다닌 보습학원과 추가 감염자들이 다닌 교회를 폐쇄하고, 전·현 수강생과 교인을 상대로 코로나19 검사에 착수했다.

인천시는 미추홀구에 거주하는 A씨(25·학원강사·대학 4학년)와 연관된 확진자가 10명 추가됐다고 13일 밝혔다.
10명중 1명은 미추홀구 소재 보습학원 동료강사, 5명은 보습학원 수강생, 2명은 쌍둥이 과외학생(연수구), 1명은 과외학생의 어머니, 1명은 쌍둥이 과외학생의 국어 과외 선생이다.
5명의 수강생은 지난 6일 A씨에게 직접 수업을 들었고, 과외학생 어머니는 딸과 함께 A씨와 대화를 나눈 것으로 확인돼 딸에 의한 3차 감염자는 아닌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쌍둥이를 가르킨 국어 과외 선생은 A씨와 다른 날싸인 지난 11일 과외를 한 것으로 확인돼 3차 감염자로 확인됐다.
지난 9일 인천 102번째 코로나19 환자로 확인된 A씨의 접촉자가 4일 만에 추가로 드러난 것은 A씨의 거짓 진술이 단초가 됐다.
A씨는 지난 2일부터 3일까지 서울 이태원 클럽과 포장마차 등을 방문한 뒤 지난 9일 코로나19 확정 판정을 받았다. 당시 조사에서 A씨는 본인의 직업과 동선, 학원 강의 사실 등을 숨기고 무직이라고 진술했다.
A씨의 거짓말은 9일 확정 판정을 받으면서 드러났다. 인하대병원에 이송된 A씨의 진술이 정확하지 않다고 판단한 역학조사관들은 지난 9일 미추홀경찰서에 A씨에 대한 휴대전화 위치정보 조회를 요청했고, 12일 회신된 위치정보를 토대로 재조사를 벌여 보습학원과 연수구 송도 가정집에서 학원강의와 개별과외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방역당국은 이 진술을 토대로 보습학원 교사와 수강생 등 총 15명, 과외학생 2명과 이들의 부모2명을 조사해 이날 새벽 8명의 확진자를 찾아냈다.
초기 조사에서 직업 등을 숨긴 이유에 대해 인천시는 직업과 동선이 알려질 경우 대학 졸업과 취업 유지 등에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천시는 추가 확진자중 2명이 예배를 간 미추홀구 소재 교회 신도 700여명(5월10일 예배)과 동구 소재 교회 신도 350여명(5월 8~10일 예배)에게 외출자제와 함께 코로나19 검사를 당부했다.
인천시는 2개 교회 신도들이 신속히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미추홀구청 운동장에 워크스루 설치하고, 동구보건소에 전용 진료소를 만들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오전 긴급브리핑을 열어 "직업과 동선에 대해 거짓으로 진술한 A씨에 대해서는 비슷한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감염병예방 및 관리법률에 의거 고발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시는 거짓진술로 감염병 확산의 단초를 제공한 책임을 물어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검토할 예정이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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