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대한항공 `1조 유상증자` 결정…한진칼 자금조달 방식 `주목`
입력 2020-05-13 11:36  | 수정 2020-05-20 11:37

대한항공이 13일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추진을 결정한다. 이로써 기존에 매각을 발표한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와 인천 을왕리 '왕산마리나' 운영사 왕산레저개발 지분을 더해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확정하게 된다.
이날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전 중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 안건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달 정부가 1조2000억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결정하자 이번 유상증자를 포함한 다양한 자구노력 방안을 검토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유상증자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늦어도 올 여름 안에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최대주주인 한진칼이 자금을 어떻게 조달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상증자 규모가 1조원으로 확정되면 지분 29.96%를 보유한 한진칼은 약 3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한진칼 보유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기준 1400억원에 그친다. 이 때문에 별도로 유상증자를 하거나 보유자산 매각 및 담보 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한진칼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사모펀드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점을 감안해 추가 자산 매각이나 담보 대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유상증자를 택할 경우 제3의 우호 지분을 유치해야 하나, '코로나19' 사태로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한진칼의 대표적인 우호세력으로는 지분 14.9% 보유한 미국 델타항공 등이 꼽힌다.
한진칼은 오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 여부 등을 논의할 계획이다. 다만, 이날 이사회에서는 1분기 실적 등 정기적인 안건을 주로 다룰 가능성이 높다. 대한항공 유상증자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자금 조달 방식 등은 추가 논의를 거쳐 추후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송광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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