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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라운지] 이태원發 코로나로 복잡해진 금융권 채용
입력 2020-05-13 11:17  | 수정 2020-05-13 11:32

"사람은 부족한데 코로나19가 다시 확산 분위기라 채용 절차에서 고민이 많습니다."
NH농협손해보험이 12일 상반기 신규직원 공개 채용 공고를 낸 뒤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면서 집단으로 모여서 시험을 치르고 면접을 진행하기가 부담스러운 상황이 된 것이다.
문제는 NH농협손보에 새로운 인력 수혈이 시급하다는 점이다. 지난해 이 회사는 모바일 보험상품권과 온-오프 해외여행보험 등 혁신적인 상품을 내놓으며 주목받았다. 이러한 상품 개발에는 디지털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인재가 필수다. 올해 신규직원 채용에서도 디지털과 IT 분야를 별도로 만들어 우수인재 채용에 나설 계획이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디지털 분야 인재가 부족했는데 원하는 만큼 채용을 못했다"며 "이미 두세달 미뤄진 채용을 더 이상 미루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오는 16일 필기시험을 보는 산업은행도 고민이다. 50명 선발에 필기시험을 치를 인원만 1000명에 달한다. 산은 관계자는 "시험일자가 임박해서 변경은 어렵다"며 "최대한 인원을 분산해서 시험을 치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경기고를 빌려서 시험을 치르는 산은은 오전과 오후로 시간을 나누고 교실 입실 시간을 조율해서 최대한 동선을 안 겹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질병관리본부에 응시자 명단을 넘겨 이들 중 자가격리자 등이 있으면 응시하지 못하도록 하는 절차도 밟고 있다. 이번주 면접을 진행하는 NH농협은행도 난감한 상황이다. 13~14일에 오전과 오후로 나눠 총 4차례 면접을 진행하는데 시간이 촉박해 일단 진행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질본에서 준 시험장 관리 지침을 충실히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면접 응시자를 대상으로 총 10개의 1인용 아크릴 가림판을 설치했고 면접위원과 응시자 모두 최소 2미터 이상의 간격을 두기로 했다. 위 관계자는 "서로 침이 튀지는 않겠지만 말이 잘 들리지 않을 수 있어 목소리를 높이다보면 면접위원들이 쉽게 지칠 것 같다는 걱정도 든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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