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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고 떠블로가` 코로나에 여행족 6배 몰린 여행의 정체가…
입력 2020-05-13 10:56 
[사진 = 픽사베이]

'묻고 떠블로 가'
요즘 크루즈 여행에 딱 어울리는 멘트다. 모두의 예측을 뒤엎은 반전이다. 코로나 사태 직후 '떠다니는 바이러스 배양기'로 불리며 공포감을 키웠던 크루즈 여행이 부활하면서 언론의 '몰락' 예측을 보란듯이 비웃고 있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봉쇄령을 서서히 풀기 시작하면서 한때 코로나 쇼크 주범으로 지목됐던 크루즈 업계가 부활 날개짓을 펼치고 있다.
당연히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6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일본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 등 지난 3개월 동안 크루즈선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사례가 나온 트라우마도 여전하다.
하지만 이런 공포를 걷어낸 건 '가격'이다. 지방 모텔 하룻밤 숙박비 수준인 3만원 크루즈가 등장하면서 여행족들이 몰려들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패스트 컴퍼니는 최근 미국 플로리다주 도럴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크루즈 전문 기업인 카니발 크루즈가 5월초 오는 8월 크루즈 운항 일정을 발표 하자마자 예약률이 발표 직전 보다 무려 6배나 폭증했다고 보도했다.
더욱이 이 숫자는 코로나 사태 발생 전인 지난해 8월, 성수기 예약률의 두 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코로나 사태로 수차례 집단 감염이 발생하면서 크루즈 산업은 침몰할 것이라는 업계 예측을 뒤집는 결과다.
예약률 급증에 대해 이 크루즈의 플래너스 대변인은 "연령대는 대부분이 젊고 건강한 사람들이다"며 "8월 성수기에 여행하는 것에 대해 별로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대박' 사태를 낳은 건 가격이다. 카니발 크루즈가 내놓은 1박 크루즈 이용료는 최저 28달러(약 3만원). 왠만한 한국 지방의 모텔 하룻밤 방값 수준이다.
카니발 크루즈가 파격 떨이에 나서면서 크루즈 업계 역시 서서히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해외 대형 크루즈선사 중 유일하게 한국지사를 둔 프린세스 크루즈사도 조심스럽게 모객에 나섰다. 올 12월부터 2022년 5월에 출항하는 크루즈 선을 대상이다. 최소 630달러(77만원)를 호가하던 티켓을 125달러(15만원)까지 깎아준다.
파격 할인은 악재가 터질 때 마다 크루즈 업계가 꺼내드는 마지막 히든 카드다.
한국 여행업계에서의 최저가 크루즈 기록은 놀랍게도 9900원이다. 동해와 일본 돗토리현을 오가는 DBS훼리가 보유한 기록이다. 하지만 DBS훼리가 크루즈 급 보다 훨씬 소규모인 훼리선임을 감안해도 놀라운 가격이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9900원 크루즈 홍보 페이지.
이 상품을 선보인 곳은 지금 NHN으로 경영권이 넘어간 여행박사. 동일본 대지진이 터진 2011년 일본 여행객이 자취를 감추자 내놓은 초저가 카드다.
당시 '한강 오리배' 값이 1만3000원이었으니 기가 막힌 초저가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으로 가는 페리선 보다 쌌던 한강 오리배.
돗토리현에선 1일 버스투어로 드라마 아테나 촬영지를 둘러보는 일정이 2000엔 수준. 현지로 가는 배값이 더 쌌으니 그야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셈이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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