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中 환구시보 "대만 독립외교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다"
입력 2020-05-13 10:52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으로 불거진 미중 갈등은 오는 18~19일 열리는 세계보건기구(WHO) 총회에서 대만의 WHO 재참여 문제를 놓고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만은 중국이 내세우는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회원국이 아니라 옵서버로 WHO 총회에 참가해오다가 반중 성향인 차이잉원 총통이 취임한 2016년부터는 중국의 반대에 부딪혀 옵서버 자격마저 박탈당했다. 그러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대만이 '모범 대응국'으로 부상하면서 WHO 재참여를 모색하고 있는데 미국은 대만을 적극 지지하는 한편 중국은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11일(현지시간) 미국 상원은 대만을 옵서버 자격으로 WHO에 다시 가입시키려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대만이 WHO에서 옵서버 지위를 얻을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대만 외교부는 "미국 상원에서의 법안 통과는 미국이 대만에 대한 강력한 지지 의사를 표명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중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만 국민들은 미국과의 연대를 더욱 모색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인 퓨리서치센터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대만 응답자 가운데 79%가 '미국과의 정치적 연대를 지지한다'고 답한 반면 '중국과의 연대를 응원한다'를 선택한 비율은 36%에 그쳤다.
최근 미중 갈등 기류 속에 양안(중국과 대만) 이슈가 부각되자 중국은 관영 매체를 통해 불쾌한 심기를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13일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대만 당국에게 진정한 외교를 기대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게재했다. 환구시보는 "대만 문제는 미중 양국에게 준엄한 격돌 지점(게임 포인트)이자 도전 변수"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중국이 무력으로 대만을 되찾을 수 있는 능력은 날로 성숙하고 있고, 대만 문제를 통제할 수 있는 중국의 총체적 실력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며 "대만의 독립외교는 이미 오래전에 죽었고, 미국의 꼭두각시로 국제무대에 복귀하려는 시도는 공중누각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베이징 = 김대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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