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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프레임 4.0] 포스트코로나는 ‘언택트` 아닌 `디지털 콘택트`
입력 2020-05-11 17:40 
'언택트(Untact·비대면, 비접촉)' 시대가 아니다. 이제 '디지털 콘택트(Digital Contact)' 시대가 오고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이전과는 다른 시대가 될 것이다. 언택트 시대의 진정한 의미는 비접촉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디지털로 연결된 접촉, 그것도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폭넓은 디지털 네트워크의 접촉이 진행되는 시대라고 보는 것이 맞는다.
인터넷 쇼핑, 인터넷 뱅킹, 핀테크, 디지털 미디어, 원격의료, 영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 다양한 분야가 직접 접촉하지 않고 디지털 콘택트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구글은 100명이 동시 접속할 수 있는 영상회의 솔루션 '미트(Meet)'를 무료로 전환하면서 새로운 강자로 주목받고 있다. 미트도 최근 사용자가 1억명에 달할 만큼 급성장하고 있다. 실제로 구글 발표에 따르면, 영상회의 솔루션 '미트' 사용자는 4월 한 달간 하루 300만명씩 신규 사용자가 급증하는 추세이며, 일평균 30억분의 비디오 채팅을 처리하고 있다.
결론은 코로나19 사태로 개인이나 기업이 가진 많은 데이터가 빅데이터화하면서 보존돼야 하고, 동영상 스트리밍이나 영상회의, 온라인 교육 등등을 위해 저장되고 네트워킹이 되는 디지털 환경이 필요하다. 즉, 여러 목적에 맞는 소프트웨어 컴퓨팅 시스템을 포함한 클라우드 환경의 데이터센터부터 단순한 저장장치의 데이터센터까지 다양한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또 풍부한 데이터를 네트워킹 할 수 있는 통신 환경, 즉 5세대(G) 인프라 환경 필요성도 마찬가지다.

미국 산업혁명의 꽃은 철도산업이었다. 1884년 다우지수 출범 당시 처음 선보인 것은 철도회사 9개를 포함해 11개 기업 주가를 평균한 것이었다. 이는 사실상 철도주 평균주가나 다름없었다. 이렇듯 미국 산업혁명의 시작은 그 인프라였던 철도가 깔리고 성장하면서부터였다. 이 인프라를 바탕으로 많은 자원과 새로운 상품, 혁신의 교류가 시작된 것이다.
지난 6일 우리나라 정부도 한국판 뉴딜 정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언택트, 디지털 사회간접자본(SOC)'에 집중하는 신경제를 부양하기 위한 시기 적절한 뉴딜 정책이다.
한국판 뉴딜은 기존에 육성하고 있는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그리고 5G 통신 네트워크 산업 기반을 바탕으로 언택트 산업과 디지털 SOC 육성을 추가해 4차 산업혁명의 기초 인프라와 디지털 산업을 육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프라가 깔리면 산업혁명이 시작된다. 산업혁명의 시작도 철도산업의 성장이었고, 이어 철강, 석유, 전기, 자동차 산업이 차례로 발전하게 됐다. 역설적이게도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이라는 목적지로 경제성장의 액셀러레이터를 밟았다. 주요국 중앙은행과 정부들은 사상 최대 규모의 양적완화를 진행 중이다. 이 풍부한 유동성은 돈의 특성상 성장이 나오는 자산, 특히 장기 성장률이 높은 산업으로 몰리게 된다. 장기투자를 하려면, 이 같은 투자 프레임을 유지해야 한다.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텐센트 같은 글로벌 1등 플랫폼 업체부터 국내 1등 플랫폼 업체인 카카오, 네이버까지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이와 함께 에퀴닉스, 아메리칸 타워, 크라운 캐슬 같은 글로벌 디지털 인프라의 핵심이 되는 데이터센터와 5G 장비타워 등 글로벌 4차 산업 1등 리츠 업체들, 1등 반도체 업체들 역시 장기적인 수혜가 예상된다. 4차 산업혁명은 새로운 기술, 새로운 기업, 새로운 인프라, 새로운 시장과 산업, 새로운 부의 기회를 포함하고 있다. 그 성장의 기회에 올라타는 사람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이 주어진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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