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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투어의 굴욕`…코로나 쇼크에 가장 먼저 침몰한다고?
입력 2020-05-11 09:24  | 수정 2020-05-11 15:55
하나투어가 작년 겨울에 진행했던 박람회. 고정비 부담이 많은 하나투어는 매출 제로 상태가 이어질 경우 가장 먼저 문을 닫을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 제로'. 실제로 일어났다. 코로나 쇼크 직격탄을 맞은 여행업계의 '코로나 시즌' 성적표다. 하늘길이 막히면서 해외는 문의 전화 조차 없다. 매출 비중이 경미한 국내 여행을 더해봐야 사실상 매출은 '제로' 상태다.
여행업계는 그야말로 '버티고' 있다. 한국여행업협회에 등록된 1만여 개의 여행사 중 절반 이상은 정부 지원금을 받고 하루하루 연명중이다.
역사에서의 '가정(If·만약)' 만큼이나 흥미로운 여행업계의 'If' 전망이 눈길을 끌고 있다. 그 '만약의 상황'은 '코로나 장기화로 매출 제로가 계속된다면'이다.
이 만약의 상황이라면, 그러니깐 '매출 제로'라는 최악의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어떤 여행사가 가장 오래 살아남을까. 반대로 어떤 여행사가 가장 먼저 침몰할까.
'여행업계의 만약' 분석을 호기롭게 내놓은 곳이 한화투자증권이다.
투자 근거도 꽤나 설득력이 있다. 일단 표본은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여행사 5곳이다. 업계 1위인 하나투어와 2위 모두투어와 함께 메이저사로 분류되는 참좋은여행, 노랑풍선, 세중여행사 등이다. 상장사들은 분기별로 감사를 받는다. 그만큼 공개하는 숫자의 근거가 명확하다고 봐도 된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회사별 현금여력과 고정비, 올해부터 시작한 인건비 삭감과 구조조정 등 비용통제 노력 등을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그럼, 결과를 보자.
일단 이들 상장 여행사 5곳이 매출 없이 버틸 수 있는 기간은 짧으면 1년 반, 길면 2년 반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매출 제로 상태로 2년 이상을 버틸 수 있는 재무구조라는 것도 흔치 않은데, 그 이상을 버틸 수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 하다.

그렇다면 어떤 여행사가 가장 먼저 쓰러질까. 이 결과가 충격적이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1등 여행사 하나투어가 가장 먼저 몰락한다는 관측이다.
한화투자증권의 분석은 이렇다. '단기간 활용할 있는 자금은 절대금액 기준으로는 가장 크지만, 사업 확장에 따라 함께 커진 고정비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 소위 말하는 '승자의 독배' 같은 의미다. 하나투어와 관련해 끊임없이 구조조정과 해고설이 나도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4월초에는 여행사 직원들끼리 정보를 공유하는 블라인드에 '하나투어 직원 500명 해고'라는 구체적인 숫자가 나돈 적도 있다.
오히려 2위 모두투어가 하나투어 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다. 면세점 등 딴 곳에 눈을 돌린 하나투어와 달리 여행 본업에 집중해 왔던 모두투어는 2021년 만기가 도래하는 차입금도 거의 없는 수준. 한화투자증권은 10개 분기 이상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다면 매출 없이 견딜 수 있는 극강의 생존력 끝판왕 여행사는 어디일까. 놀랍게도 참좋은여행과 세중이다.
참좋은여행과 세중은 '제로 매출' 상태에서도 3년 이상을 너끈히 버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의 예측 근거는 이렇다.
'참좋은여행은 유럽 상품 중심의 판매를 강화하며 고마진 전략을 지향해 왔고, 세중도 기업간거래(B2B) 출장수요로 고마진 수혜를 봤다'는 것.
흥미로운 리포트를 만든 지인해 연구원은 "이들 여행사가 버틸 수 있는 기간 내에 해외여행 수요만 회복되면 금방 정상화 과정을 밟을 내공을 가지고 있다"며 "패키지여행 시장이 정체돼 있다 할지라도 시장점유율 상승과 규모의 경제 시현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이 나타날 수 있다. 최악인 업황에서 버티는 자가 승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익수 여행·레저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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