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클럽 통한 '조용한 전파'…등교 추가 연기 가능성도
입력 2020-05-11 07:00  | 수정 2020-05-11 07:38
【 앵커멘트 】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는 가운데, 방역 당국이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사회부 강영호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 질문1 】
강 기자, 하루가 다르게 확진자 숫자가 늘고 있는데 예전 강남 유흥업소 관련 확진자와 비교해서도 상당히 빠른 추세로 보이네요.


【 답변1 】
이번 이태원 클럽과 지난번 강남 유흥업소 모두 밀폐된 공간이라는 점에선 공통점이 있는데요.

다만, 강남 유흥업소의 경우 최초 발생이 유흥업소 실내가 아닌 모 가수와 업소 직원이 만난 차량에서였죠.

여기에 룸 안에서 손님과 직원 사이의 제한적인 접촉이 이뤄지는 유흥업소와 달리 클럽 내 접촉 가능성이 무한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좁고 어두운 공간에서 손님이 직원뿐 아니라 다른 손님들과도 얼마든지 대화나 접촉이 가능하고요.

또 클럽은 소액의 입장료만 내면 얼마든지 머무를 수 있기 때문에 하룻밤에 여러 클럽을 다닐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용인 66번 환자의 경우 5시간 동안 클럽 5곳을 다닌 것으로 확인됐죠.

여기에 젊은 층의 경우 무증상자 비율이 높다 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언제 어디서든 바이러스를 전파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 인터뷰 : 권준욱 / 국립보건연구원장
- "이러한 조용한 전파가 특별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증도 많을 수 있어서 사실상 우리 주변에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 질문2 】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지난 주말 전국의 클럽이나 술집이 다시 한 번 불야성을 이뤘다고요?


【 답변2 】
지난주 금요일 정부가 전국 유흥업소에 대한 운영자제 권고를 하고 서울시의 경우도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요.

이태원의 경우 가게 대부분이 문을 닫고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며 효과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문제는 '풍선효과'가 발생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경우 클럽들이 모두 문을 닫자 젊은 층이 강남이나 홍대 등 인근 유흥가의 일반술집으로 몰려들었고요.

부산과 같이 아직 운영중단 조치가 없는 지자체로 '클럽 원정'을 떠나는 젊은 층도 있었습니다.

일각에선 전국 모든 지자체가 클럽에 대한 운영을 중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 질문3 】
전파가 빠른 것도 문제지만 이미 발생한 확진자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이 되지 않는 것도 문제인데요.
용인 66번 환자가 초발환자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요?


【 답변3 】
초발환자는 집단 감염의 시작점인데요.

애당초 클럽 집단감염이 용인 66번 환자에 의한 2차 감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는데, 이 판단이 바뀐 겁니다.

감염 후 증상 발현까진 일정 기간이 걸리는데, 이 남성이 클럽을 찾은 지난 2일 새벽 이미 증상이 있었던 확진자가 나왔고요.

또 이 남성이 클럽을 가지 않은 날 감염된 확진자도 확인됐습니다.

문제는 당시 클럽 방문자 중 상당수가 연락이 닿지 않아 초발환자는 물론 제대로 된 확진자 규모를 파악하는 것조차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용산구청에 따르면 전수 조사 대상에 포함된 이태원 클럽 5곳의 황금연휴 기간 방문자만 5,000명이 넘는데요.

이중 중복 방문자를 제외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연락이 닿지 않고 있습니다.

방명록에 쓴 연락처 중 상당수가 허위 기재로 보이고요.

당국은 CCTV와 카드결제 내역, 통신사 기지국 접속기록까지 동원할 방침이지만 그만큼 시간이 지체되며 추가 전파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 질문4 】
이 와중에 클럽 외에도 확진자 동선에 감염확산이 우려될 만한 장소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 답변4 】
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신 강남 소재 수면방의 경우를 들 수 있겠는데요.

좁은 공간에서 익명의 사람과 접촉한다는 특성상 감염 우려가 큽니다.

특히 일부 동선에 포함된 곳은 성소수자가 이용하는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접촉자 파악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이 때문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는 당부를 남겼는데 한 번 들어보시겠습니다.

▶ 인터뷰 : 정세균 / 국무총리
-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입니다."


【 질문5 】
내일모레면 고3들이 마침내 등교를 시작하는데요.
등교를 추가로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고 있습니다.


【 답변5 】
내일모레 고3을 시작으로 다음 달 1일까지 전 학년이 등교를 시작할 예정이었는데요.

하지만,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증가해 이마저도 불확실해지면서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어제 SNS에 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유 부총리는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신중히 판단하겠다"며 "당국과 협의는 물론 학교 현장의 의견도 신속히 듣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는데요.

고3의 경우는 등교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고3은 당장 전국연합학력평가와 중간고사 등 이미 대입 일정이 상당히 빡빡해진 상황입니다.

여기에 사실상 성인과 다름없는 나이기 때문에 생활방역에 대한 인지 수준도 높을 수밖에 없고요.

특히 황금연휴의 마지막 날인 5일을 기준으로 잠복기 2주를 계산하면 고2와 중3 등이 등교를 재개하는 날의 하루 전인 19일입니다.

그래서 고3은 예정대로 등교를 진행하고 나머지 학년의 경우 확진자 추이를 본 뒤 결정할 가능성도 있어 보입니다.


【 앵커멘트 】
지금까지 사회부 강영호 기자였습니다.

[ nathaniel@mbn.co.kr ]

영상편집 : 이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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