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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바보 합류` 김태훈 “내가 잘 막으면, 우리팀 이길 수 있다” [현장인터뷰]
입력 2020-05-10 20:00  | 수정 2020-05-10 23:05
10일 오후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벌어졌다. 5회초 무사에서 한화 이용규가 내야땅볼을 치고 빠른 발로 1루 슬라이딩을 해 내야안타를 기록했다. 이용규는 아웃판정을 받았으나 비디오판독으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이용규는 키움 김태훈의 견제에 급히 귀루했으나 비디오 판독으로 아웃판정을 받고 말았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서울 고척) 안준철 기자
코 위쪽으로는 저를 닮았고, 코 밑으로는 아내를 닮았습니다.”
딸 생각만 하면 아빠 미소는 자동이다. 키움 히어로즈 우완투수 김태훈(28)의 얼굴은 아빠 미소가 가득했다.
‘아빠 김태훈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0 KBO리그 한화 이글스전에서 승리투수가 됐다. 0-3으로 뒤진 5회부터 선발 제이크 브리검에 이어 등판해 3이닝 동안 2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6-3 역전승의 1등 공신 역할을 했다. 삼진은 없었지만, 4사구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2차례 견제사가 결정적이었다. 한화는 견제사로 달아날 기회를 놓쳤고, 키움 쪽으로 흐름이 넘어갔다. 5회 1점을 따라붙은 키움은 7회말 대거 5득점을 냈다. 승리투수의 몫은 김태훈이 가져갔다.
롱릴리프 역할을 맡는 김태훈은 이날 1군에 등록됐다. 경기 전 손혁 감독은 개막 때부터 엔트리에 넣고 싶었지만, 출산 때문에 이날 올렸다. 한화와 3연전 첫날(8일)에 올릴까도 했는데, 2군에서 한 경기 던지고 오는 게 낫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김태훈은 지난 4일 딸을 낳다”며 책임감이 더 많이 생긴다. 야구를 더 잘해야 하는 이유다. 가족들에게 더 잘해야겠다. 아내가 힘들었을 텐데, 남편 고생한다고, 항상 일찍 일어나서 밥을 챙겨줬다. 고맙고, 제가 잘해서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던지겠다”고 말했다.
딸 이름은 김지유로 지었다는 김태훈에게 누굴 닮았냐고 묻자 코 위쪽으로는 저를 닮았는데, 밑쪽은 아내를 닮았다. 참 다행이다”라며 웃었다. 다만 김태훈은 시즌 첫 승의 기쁨을 아내, 딸과 함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산후조리원 면회가 안된다. 김태훈은 아이도 한 번 만져봤다. 영상 통화를 해야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지난 시즌까지 김동준이라는 등록명으로 마운드에 올랐던 김태훈은 올 시즌 개명했다. 개명 후 첫 승리이기도 하다. 김태훈은 여러 이유가 있어 개명하게 됐다”면서도 SK와이번스에 김태훈이라는 선수가 있어서 고민했지만, 좋다고 해서 바꿨다. 동료들도 이제 바뀐 이름으로 부른다”고 설명했다.
롱릴리프 역할을 맡은 김태훈은 이날 경기처럼 추격조 임무로 나설 때가 많다. 김동준은 우리팀은 타선이 좋아서 3~4점 차도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잘던지면 이길 수 있다”며 오늘도 점수 차가 크지 않았고, 내가 발판을 만들어주면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지유 아빠로, 김태훈이라는 이름으로, 김태훈에게는 잊을 수 없는 2020시즌 첫 승리였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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