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뉴스추적] 젊은 층은 '조용한 전파자'?…"20대, 코로나 경각심 가장 낮아"
입력 2020-05-10 19:33  | 수정 2020-05-10 20:15
【 앵커멘트 】
이태원 클럽 관련 확진자가 전국 곳곳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신천지 대구 교회나 서울 구로 콜센터와 같이 대규모 감염으로까지 이어지지 않도록 총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상황이 쉽지만은 않은데요.
그 이유를 유호정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질문 1 】
오늘 정은경 본부장이 "전파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는 얘기를 했는데요.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 기자 】
클럽이라는 공간의 특성을 생각해봐야 합니다.

좁은 공간에서 수십 혹은 수백 명의 사람이 먹고 떠들고 춤을 추는 곳입니다.

1~2미터 거리두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요.

혼잡하고 어두운 곳에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제대로 쓰고 있는지 하나하나 단속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방역 당국의 얘기를직접 들어보시죠.

▶ 인터뷰 : 정은경 / 질병관리본부장
- "(이번 사례는) 가장 우려했던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시설에 아주 밀집한 접촉에 밀도가 높은 그런 위험한 조건들을 다 가지고 있지 않나."


【 질문 2 】
클럽 주요 방문자가 젊은 층이라는 점은 그나마 다행인 점으로 볼 수 있을까요?


【 기자 】
오히려 방역 당국 입장에선 더 곤혹스러울 수 있는데요.

젊은 층은 활동성이 높고 이동반경도 넓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용인 66번 확진자는 하룻밤 사이 5시간 동안 이태원에 있는 클럽 5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조사됐죠.

그뿐만 아니라, 젊은 층은 코로나19에 감염되더라도 증상이 없거나 가벼워서 일상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조용한 전파자'였을 가능성이 큰 겁니다.

▶ 인터뷰 : 권준욱 /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
- "이러한 조용한 전파가 특별히 활동량이 많은 젊은 층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경증도 많을 수 있어서 사실상 우리 주변에 누구라도 환자가 될 수 있고 또 어디서나 전파가 일어날 수 있는 상황…."

실제로 역학조사 결과 이태원 확진자 중 무증상 비율은 30%에 달합니다.


【 질문 3 】
사실 그동안 젊은 층들이 너무 안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들이 많았잖아요.


【 기자 】
터질 게 터졌다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창일 때도, 클럽 앞에는 늘 북새통을 이루는 모습이 계속 포착되면서 우려가 컸습니다.

서울연구원이 서울시민 813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위험인식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가장 낮은 층도 20대였습니다.

지난 4달간 의료진과 방역 당국, 전 국민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모두의 배려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 질문 4 】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을 생각해서라도 젊은 층들의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66번 용인 확진자가 초발 환자가 아닐 수 있다면서요?

【 기자 】
초발환자는 집단 감염의 시작점인데요.

애초엔 클럽 집단감염이 용인 66번 환자에 의한 2차 감염일 가능성에 무게가 실렸었는데, 이 판단이 바뀐 겁니다.

감염 후 증상 발현까진 일정 기간이 걸리는데, 이 남성이 클럽을 찾은 지난 1일 밤 이미 증상이 있었던 확진자가 나왔고요.

또 이 남성이 클럽을 가지 않은 날 감염된 확진자도 확인됐습니다.

이미 이태원 클럽 일대에서 '조용한 전파'가 일어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는 건데요.

때문에 방역당국은 감염 경로 파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 질문 5 】
그런데 당장 클럽 방문자 추적이 어렵다는 얘기가 나오잖아요. 그동안 밀집시설의 경우 방문자 명단을 작성하도록 했잖아요. 클럽은 하지 않았던 건가요?


【 기자 】
이름과 연락처가 적힌 명단은 남아있지만, 정확도가 떨어지는 게 문제입니다.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한 경우 접촉할 방법이 없는 겁니다.

특히나 이 클럽의 특성상 방문자들이 신원 노출을 꺼릴 수 있어 더 숨기거나 연락을 받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또, 제대로 된 연락처가 없는 외국인 방문자도 적지 않습니다.

서울시와 방역당국은 경찰과 협조해 주변 CCTV와 카드결제 내역, 통신사 기지국 접속기록까지, 모든 방법을 동원할 방침입니다.


【 질문 6 】
그런데 확진자 동선을 보면 클럽 외에도 감염확산이 우려되는 장소들이 더 있죠?

【 기자 】
네, 조금 전 리포트에서 보신 강남 소재 수면방도 마찬가지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익명의 사람과 접촉한다는 특성상 감염 우려가 높습니다.

특히 일부 동선에 포함된 곳은 성소수자가 이용하는 공간으로 알려지면서, 접촉자 파악이 더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이 때문에 정세균 국무총리가 오늘 관련한 당부를 직접 남겼는데요. 마지막으로 들어보겠습니다.

▶ 인터뷰 : 정세균 / 국무총리
-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해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입니다."

【 앵커멘트 】
잘 들었습니다. 유호정 기자였습니다.
[uhojung@mbn.co.kr]

영상편집 : 이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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