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영국 여왕 "오는 10월까지 자취 감춘다"… 68년 재임기 최장공백
입력 2020-05-10 17:49  | 수정 2020-05-17 18:05

94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이 앞으로 수개월 동안 공개활동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영국 더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엘리자베스 여왕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취약한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해 영국 런던 근처 윈저성에 무기한 칩거할 예정입니다.

왕실 소식통은 "여왕이 자신의 연령대에 대한 충고에 어긋나는 행동을 일절 하지 않고 모든 적합한 조언을 받아들일 것"이라며 "10월이 되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타임스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이 같은 외부활동 중단은 1952년 즉위 후 68년 만의 최장 공백이 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올해 가을 무렵까지 엘리자베스 여왕의 행사 일정은 취소되지는 않았으나 모두 보류됐습니다.

오는 10월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의 공식방문 계획도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 됐습니다.

런던에 있는 버킹엄궁은 1993년부터 여름마다 대중에 공개돼 50만명 정도씩 방문하곤 했는데 올해는 27년 만에 처음으로 열리지 않습니다.

버킹엄궁에서 열리는 군기분열식, 가든파티, 훈장 수여식과 같은 행사는 일찌감치 취소됐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일정 차질은 본인의 신조에 타격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는 신뢰를 얻으려면 모습을 내비쳐야 한다는 지론을 과거에 밝힌 바 있습니다.

여왕은 영국에 코로나19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에도 특별 대국민연설을 위해 TV 방송에 두 차례 나섰습니다.

지난달 여왕 연설은 2천400만명이 시청할 정도였습니다.

엘리자베스 여왕의 최근 공개활동은 지난 3월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열린 코먼웰스(영국연방) 예배였습니다.

그는 다음달에 99세가 되는 고령의 남편인 에든버러 공작(필립공)과 함께 지난 3월 19일부터 윈저성에 격리됐습니다.

그러나 여왕은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세계 정상들과 정기적으로 전화나 화상통화를 통해 접촉하는 등 내부 업무는 계속해왔습니다.

왕실 소식통은 "여왕이 몇 달 사이에 런던으로 돌아와도 된다는 조언이 나온다면 돌아올 수도 있겠으나 그전까지는 국가를 위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이고 싶어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다른 왕실 소식통은 "한동안 여왕을 볼 수 없을 것"이라며 "특히 올해 (코로나19의) 2차 유행의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누구도 그 위험을 떠안으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위기를 설명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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