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 2번째 유흥업소 집합금지명령...'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거센 후폭풍
입력 2020-05-09 16:28  | 수정 2020-05-16 17:05

서울시가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를 맞아 유흥시설에 사실상 영업정지와 같은 '집합금지 명령' 카드를 두 번째로 꺼내 들었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후 예정에 없던 긴급 브리핑을 열어 "지금 즉시 클럽, 감성주점, 콜라텍, 룸살롱 등 모든 유흥시설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발령한다"고 밝혔습니다.

영업을 유지한다면 필연적으로 여러 사람이 모이게 되는 유흥시설의 특성상 집합금지 명령은 영업정지 명령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서울시가 코로나19 사태로 유흥시설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시는 강남 대형 유흥업소 'ㅋㅋ&트렌드' 방문자, 업소 종업원, 종업원의 룸메이트 등이 잇따라 확진되자 지난달 8일 처음으로 시내 유흥업소 2천146곳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습니다.

당시는 거의 1개월 전인 3월 10일부터 유흥업소가 방역수칙을 준수하는지 공무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면서 휴업을 강력히 권고해 유흥업소 상당수가 휴업 중인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밀접 접촉이 쉽게 일어날 수 있고 고객 정보 확인이 쉽지 않다는 유흥업소 특성을 고려해 강제력을 띤 명령을 내렸습니다.

이번에 내려진 2번째 집합금지 명령은 1차 명령과 형식이나 내용은 같지만, 조건과 상황을 감안하면 더욱 강한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박 시장은 이번 집합금지 명령의 기한을 따로 설정하지 않겠다면서 별도 명령이 있을 때까지 이 명령을 유지하겠다고 했습니다.

1차 명령은 4월 8∼19일로 기한이 정해져 있었습니다.

4월 당시는 지금의 '생활 속 거리 두기'보다 수위가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유지되던 시점이었습니다.

현 시점은 그보다 약간 완화된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상황임에도 서울시가 기한 없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린 것은 이번 이태원 클럽 사태를 4월 강남 업소 사태보다 더 엄중하게 본다는 방증입니다.

강남 업소 사태 당시 초기 우려에 비해 추가 감염이 많지 않았던 것과 달리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 사태는 첫 확진자(경기 용인 66번)가 발생한지 사흘만인 9일 정오까지 관련 확진자가 서울에서만 27명 발생했고 전국적으로는 40명에 달했습니다.

더욱이 초발 환자인 용인 66번 환자가 이번 집단 감염을 일으켰으리라는 초기 추정과 달리 감염원 추적이 어려운 산발적 전파에 의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쪽으로 방역당국의 판단이 기울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코로나19 경계 분위기가 느슨해지는 와중에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진 점도 서울시가 집합금지 명령을 발동한 배경으로 꼽힙니다.

박 시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이 방역 주체로서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생활해야 한다"며 "이는 클럽과 관련한 한 두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철저하게 수칙을 지킨 시민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게 하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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