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로나19 사태 후 매출 훌쩍 뛴 ‘토종 수산물 온라인몰’, 비결이?
입력 2020-05-09 15:27  | 수정 2020-05-15 15:58
주상현 얌테이블 대표

최근 380여종의 다양한 수산물을 산지에서 원물 상태로 대량 매입해 직접 세척-선별-손질 단계를 거쳐 소포장으로 가공,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국내 토종 수산물 전문몰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 프로세스지만, 이 사업모델로 시장에 안착한 업체는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이 스타트업은 경상남도 거제를 기반으로 한 업체라 해당 지자체에서도 활약을 주시하고 있다. '얌테이블'의 이야기다.
매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떨어지지 않았을까 예상됐지만, 섣부른 우려였다. 되려 매출이 더 올라 사업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얌테이블은 제철·급랭 수산물과 수산물 가공식품 등을 합리적인 가격에 산지직송으로 판매하는 수산물 전문몰 업체다. 최근에는 소비자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제품 생산에 바로 적용해 소비자의 마음도 읽는 신공(?)을 보이고 있다.
거제와 통영, 속초, 포항 4곳의 프로세싱센터 운영을 통해 생산자로부터 직매입한 다양한 품목의 수산물을 가공한다.
집에서 손질하고 요리하기 어렵다는 포인트를 공략해 가정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꼬막무침, 딱새우장, 멍게비빔 같은 가정편의식품(HRM) 제조가 얌테이블의 주력 품목이다. 얼마 전에는 서울 성수동에 대형 센트럴키친도 오픈해 1인용 생선회와 독도새우회, 연어장, 문어숙회, 우럭매운탕 키트, 쉬림프박스 키트 등을 구매할 수도 있다.
얌테이블 주력 상품들 [사진 = 얌테이블]
경남 통영의 수산물 집안에서 자라 20대부터 수산물 양식장부터 활어차를 몰고 전국 항구를 다니며 활어도매사업까지 뛰어들었던 주상현 얌테이블 대표는 수산분야에서 잔뼈가 굵다. 활어유통, 수산물 중매 등 오프라인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에 주목, 과감히 사업을 확장해온 얌테이블은 올해 매출 목표를 600억원으로 잡았다.
그만큼 경력이 깊은 회사일까. 아니다. 2018년 6월 첫 투자를 받은 이제 두살이 된 곳이다. 그러나 월 매출액이 2018년 12월에 20억을 넘기더니 2019년 12월에는 40억을 넘기는 급성장해 투자를 받은 후 1년반만에 7배나 성장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에는 GS홈쇼핑, HB인베스트먼트,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115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다음은 주 대표와의 일문일답.
Q. 2017년 1월 시작한 얌테이블, 처음부터 이 이름이 아니었다는데.
-'한산도수산'이라는 수산물 온라인회사를 운영하고 있다가, 김양환 CSO가 운영하던 '노을과봄'과 합쳐 얌테이블로 새롭게 출발했다. 신선식품 온라인시장이 급팽창할 것이라고 예상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합병을 추진, 3년 이상 지난 현재까지는 아주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Q. 주 대표가 한산도수산을 젊은 나이에 창업할 때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현재는 성장세가 가파르다. 난관 혹은 돌파구가 있었는지.
-지금은 상상이 안되지만 6~7년 전에는 수산물을 온라인으로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거의 없었기 때문에 온라인으로 돌아 선 것을 후회도 많이 했지만, 온라인커머스의 미래에 대한 확신 하나로 버티다보니 수산물 온라인으로 퍼스트무버가 되었고, 그 덕분에 월매출 40억원이 넘는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마켓컬리와는 다른 사업모델이지만, 투자업계에서는 마켓컬리만큼 기대를 받고 있다고 들었다. 최초 투자는 어떻게 유치했고, 뒤이은 추가 투자유치에 노하우가 있다면?
-얌테이블의 사업이 보편화된 부분이 아니다보니 사업모델을 이해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 수 밖에 없었다고 본다. 때문에 최초 투자를 받기까지 1년반 동안 수없이 많은 투자유치활동을 시도해야 했던 어려움이 있었다.
다행히 사업모델을 알아봐준 SJ투자파트너스와 HB인베스트먼트를 만났다. 소비자들의 우려가 매우 높았던 신선 수산물을 직접 프로세싱을 하는 사업모델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경쟁자의 추격이 어렵다는 점을 좋게 평가받아 첫 투자가 성사됐다. 이들의 리딩투자 덕분에 가파른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이를 기반으로 1년 반 동안 155억원의 추가투자도 유치했다.
Q. 여러 측면에서 돋보이는 스타트업이다. 서울이 아닌 지방에서도 성공하는 스타트업이 나올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경남 대표 세대융합 스타트업'이라는 별명도 있다던데.
-얌테이블은 통상의 주목받는 스타트업과는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서울이 아닌 경남 거제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유치규모나 성장면으로 보면 도내에서 가장 앞선 상태라 경남에서는 '성공적인 세대융합 스타트업'이라며 주목해주고 있다. 전혀 다른 경험을 갖고 있는 청년(주 대표)과 장년(김양환 CSO)이 만난 세대융합 스타트업이면서, 스타트업간 합병을 통해 탄생한 회사이기 때문이다.
Q. 올해 매출은 600억원으로 잡았다고 들었다. 작년의 2배 수준인데, 코로나19 사태 후 성장세에 변동이 있는지.
-양적 성장을 약간 늦추는 대신 내실을 다지는 전략을 채택해 매출은 약 2배 정도로만 설정했다. 대신 온라인에 좀 더 최적화된 신상품을 개발하고, 신선도와 품질을 더 끌어올릴 수 있는 프로세스를 혁신할 계획이다.
코로나19사태로 언택트 선호 영향으로 얌테이블의 온라인주문도 32% 정도 증가했다. 특히 해양수산부와 수산물판매촉진 온라인 이벤트를 추진하면서 통영 특산품인 꽃멍게와 바다장어, 활어회 품목들이 인기다. 코로나19 이후에도 온라인소비가 보편화 될 것으로 예상돼 수산온라인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는 얌테이블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지난 3월 중순에는 '코로나19 극복 기원 프로젝트' 일환으로 당시 피해가 컸던 대구지역 내 사회복지관과 노인복지관, 상담소 등에 얌테이블 제품 일부를 기부 형식으로 발송했다. 코로나19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기를 기원하는 마음을 담았다.
[디지털뉴스국 이미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