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슈퍼여당 이끄는 김태년, 소통·협치 원내 수석 2인체제로 가나
입력 2020-05-09 11:01  | 수정 2020-05-16 11:07

김태년 신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원내지도부 구성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이다. 기존에 한 명이던 원내수석부대표를 '협치 담당 수석'과 '소통 담당 수석' 으로 이원화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원래 원내수석부대표가 대야 협상 실무를 주되게 전담했다면, 이외에 당내 여론을 수렴하고 상임위 정책 등을 살피는 '관리형' 수석을 추가로 두겠다는 취지다. 21대 국회에서 여당이 '177석'으로 커지며 원내지도부가 보강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원내대표 경선이 치러진 지난 7일 김 원내대표는 '선거 캠프' 소속 의원들과 저녁 뒤풀이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한 3선 의원이 "원내수석부대표를 협치 수석과 소통 수석 2인 공동 체제로 갈 필요가 있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외치와 내치를 구분하자는 것이다. 177석에 달하는 '슈퍼' 여당 내부를 관리하는 것이 제21대 국회 첫 원내대표의 중요한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원내대표는 "원내수석부대표를 두명 두는 게 장·단점이 있다. 서로 간 역할 나누기가 다소 애매할 수가 있지 않겠나"고 신중함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재 김 원내대표와 손발을 맞출 원내수석부대표로는 재선의 김영진(경기 수원병)·백혜련(경기 수원을)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두 의원은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김 원내대표를 지원사격했다.

원내수석부대표 2인 체제가 실제 운영되면, 백 의원이 그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경선에 앞서 민주당 여성 당선인 전원이 뜻을 모아 '원내수석부대표를 2명 둘 경우 1명은 여성 몫 배려' 등의 요구사항을 원내대표 후보들에게 전달했고 김 원내대표는 이를 기약했다.
다만 김 의원의 경우 현재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을 맡고 있어 당직과 원내직을 중복 수행하게 된다는 문제가 있다. 김 의원을 두고 이해찬 당대표와 김 원내대표 간에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도 있다. 이외에도 김성환·송갑석 의원 등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로 원내수석부대표가 2인 공동 체제로 운영된 전례는 꽤 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시절, 2014년엔 박영선 원내대표가 김영록·김현미 의원을, 2015년엔 이종걸 원내대표가 이춘석·이윤석 의원을 공동 지명했다. 지난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천정배 원내대표가 김영춘 의원을 정국 운영 등 기획 담당 원내수석으로, 이종걸 의원은 대야협상을 맡은 원내수석으로 지명했다. 당시에도 17대 총선에서 과반 의석(152석)을 거둔 여당 첫 원내지도부 구성이었기에 이 같은 필요가 컸다.
이날 뒤풀이 자리에선 3선 의원을 원내수석부대표로 지명하는 방안도 거론된 걸로 알려졌다. 대개 재선급이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아왔지만 '슈퍼 여당'이 된 만큼 보다 보다 무게감 있는 3선 의원이 대야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3선의 한정애·홍익표 의원 등도 물망에 올랐다.
기존에 초선 위주로 구성돼 온 원내부대표단 구성에서도 '선수 인플레'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 재선 의원은 "초짜 위주로 가기보다 재선급도 몇명 들어가 전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 판단이 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르면 오는 10일 원내수석부대표와 원내대변인단 인선을, 11일까진 원내부대표단 구성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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