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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고 있는 불펜, 롯데의 매서운 뒷심…7회 이후 20득점
입력 2020-05-09 09:58 
개막 4연승을 달린 롯데자이언츠는 7회 이후에 20점을 뽑았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2020년 롯데 야구는 7회부터다. 매서운 뒷심으로 승부를 뒤집고 있다. 4승 중 3승이 역전승이다. 상대 불펜을 초토화했다. 롯데를 잡는 방법은 선발투수의 ‘완투 밖에 안 보인다.
이길 때마다 드라마를 집필하고 있는 허문회호다. 시즌 첫 홈경기는 더욱 극적이었다. 8일 사직 SK전에서 1-6까지 뒤졌다가 9-8로 뒤집었다. 홈런 네 방이 터졌으며 연장 10회 김주한의 끝내기 폭투로 짜릿한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다.
롯데의 선발승은 한 번이다. 6일 수원 kt전에서 6이닝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 서준원만 승리투수가 됐다. 퀄리티스타트도 1회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22로 10개 구단 중 5위다.
공동 선두인 NC가 선발(2.42) 및 불펜(2.63)이 견고한 것과는 대비를 이룬다. 하지만 롯데의 강점은 방패가 아닌 창이다. 화끈한 공격야구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팀 타율이 0.313로 1위다. 득점(32), 홈런(8), 안타(46), 장타율(0.537), OPS(0.895)도 맨 위에 이름을 올렸다.
NC, 삼성만 상대했던 교류전에서 팀 타율 0.324로 맹공을 펼쳤어도 의문부호가 따랐던 롯데였다.
하지만 뚜껑을 열었더니 가공할만한 파괴력이었다. 민병헌 전준우 손아섭 이대호 안치홍의 1~5번은 물론 정훈 마차도 한동희 정보근의 6~9번도 얕잡아볼 수 없다.

다재다능한 마차도는 홈런 두 방을 날린 4할 타자이며 한동희는 멀티히트만 두 번이다. 수비형 포수 정보근도 2타점을 올렸다.
허문회 감독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을 칭찬했다. 경험은 자신감이 된다. 뒤지고 있어도 질 것 같지 않다는 선수들이다.
롯데의 승리 방정식은 상당히 이상적이고 인상적이다. 7회 이후 20득점이다. 총 득점의 62.5%에 해당한다. kt와 SK 불펜은 번번이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상대 선발투수가 강판할 시점에서 롯데가 앞섰던 적은 6일 경기(스코어 6-0)뿐이었다. 하지만 상대 구원투수가 마운드에 오르자마자 거인 군단의 방망이가 뜨거워졌다.
5일과 7일 경기에선 불펜의 첫 번째 투수를 상대로 역전 홈런(5일 마차도·7일 손아섭)을 터뜨렸다.
8일 경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박민호(7회 3실점) 서진용(8회 1실점)을 차례로 공략했다. 조급증을 이겨내니 실투가 눈에 들어왔다. 힘껏 배트를 돌렸더니 홈런이 터졌다.
롯데는 4사구 13개를 얻었다. 8일 끝내기 폭투의 과정도 안치홍의 볼넷과 정훈의 사구로 시작됐다.
앞문을 못 부수면 뒷문을 부수면 된다. 롯데를 상대하는 팀은 선발투수 호투만으로 승리를 자신하기 어렵다. 끝까지 마음을 놓을 수 없다. 개막전 완봉승을 거둔 서폴드같은 선발투수의 ‘크레이지 모드가 없다면.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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