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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마차도!’…롯데 마차도, 팀 外人타자 역사 바꿀 수 있을까
입력 2020-05-09 06:00  | 수정 2020-05-09 08:28
롯데 자이언츠 딕슨 마차도가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이번스전 8회말 서진용으로부터 동점 솔로홈런을 치고 오태근 코치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매경닷컴 MK스포츠 안준철 기자
‘계속 마차도(맞혀죠)!
롯데 자이언츠에 복덩이가 들어왔다. 딕슨 마차도(28)가 롯데 구단 외국인 타자의 새 역사를 쓸 기세다. 함만 마차도(한번만 맞혀죠)!”라고 기대를 나타냈던 롯데팬들은 이제 지속적인 맹타를 응원하고 있다.
마차도는 올 시즌 롯데 유니폼을 입은 베네수엘라 국적의 외국인 선수다. 센터라인이 약한 롯데의 새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주로 마이너리그에서 생활한 마차도는 2017년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다. 타격보다는 수비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워낙 내야 센터라인이 허술한 롯데였기에 마차도의 수비 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영입한 측면이 강했다.
하지만 타격에서도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5일 KBO리그가 개막한 후 마차도는 4경기에서 15타수 6안타(타율 0.400) 2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다.
마차도는 5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개막전부터 매서운 스윙이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7회 역전 3점 홈런 포함 4타점을 올렸다. 이날 kt 선발로 등판해 8개의 탈삼진을 잡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에게도 적시타를 때려냈다. 6일 경기에는 안타가 없긴 했지만, 볼넷을 골라 도루에 성공했고, 홈을 밟았다. 7일 kt전에서는 중견수 앞 깔끔한 안타는 물론, 절묘한 방향의 번트에 이은 전력질주로 출루에 성공하고 여러 차례의 호수비를 선보여 팀의 개막 3연전 스윕에 기여를 했다.
8일 홈인 부산 사직구장으로 내려와서 마차도는 다시 맹타를 휘둘렀다. 이날 열린 SK와이번스전에서 마차도는 1-6으로 뒤진 6회말 3점을 내는 과정에서 적시타를 때렸다. 그리고 7-8로 뒤지던 8회말 서진용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기는 시즌 2호 홈런을 동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마차도의 홈런으로 분위기는 롯데 쪽으로 기울었고, 10회말 끝내기 폭투로 롯데가 9-8로 승리, 4연승을 질주했다. 10회에도 마차도는 플라이로 2루주자 안치홍을 3루로 보내, 끝내기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최근 들어 롯데의 고민은 외국인 타자였다. 롯데 구단 역사상 성공한 외국인 타자는 손에 꼽을만하다. 1999, 2001, 2006시즌 롯데 소속으로 검은 갈매기라는 별칭을 얻은 펠릭스 호세와 2008시즌부터 2010시즌까지 몸담았던 카림 가르시아가 대표적이다. 호세는 1999년 활약이 워낙 큰 이상을 줬지만, 롯데에서 꾸준히 활약하지 못했고, 실력과 비례해 악동 이미지가 큰 선수다. 가르시아는 성실한 태도와 적극적인 자세, 부산 문화에 심취해, 롯데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2015시즌부터 2016시즌 중반까지 뛴 짐 아두치가 성공한 외국인 타자로 볼 수 있다. 아두치는 2015시즌 28홈런-24도루를 기록, 롯데 프랜차이즈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자다. 하지만 2016시즌 금지약물복용으로 퇴출되고 말았다.
호세와 가르시아, 아두치는 모두 외야수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근 들어 롯데는 취약한 내야, 특히 센터라인을 외국인 선수로 메우고 있다. 2017~2018시즌 뛴 앤디 번즈가 대표적이다. 다만 번즈는 강점이라고 평가받은 수비에서는 잦은 실책을 저질렀고, 타격, 특히 찬스에서 해결해주지 못하며 롯데와 오랜 동행을 하지 못했다.
마차도가 성공하면 롯데 외국인 타자 중 내야수로는 첫 성공 사례가 될 수 있다. 또 베네수엘라 출신 선수 중 최초의 성공 사례가 된다. 2014시즌 먹튀로 전락한 루이스 히메네스, 지난 시즌 중반 퇴출된 내야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미국 국적이지만, 출생지는 베네수엘라)는 롯데의 대표적인 외국인 타자 실패 케이스다.
공수겸장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마차도는 맞혀죠”의 부산 방언과도 같아 롯데팬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중이다. 개막 4연승 과정을 통해 보여준 뛰어난 실력을 계속 발휘한다면, 롯데 외국인 타자의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이 충분해 보인다.
jcan1231@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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