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단단한 탄소복합재, 종이접기처럼 자유자재로 성형한다
입력 2020-05-07 16:19 
종이접기 방식의 탄소복합재 성형기술을 시연한 모습. 금속 바느질선에 전류를 흘려 가열한 뒤 접어서 성형한다. [사진 제공 =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단단한 탄소복합재를 종이접기 방식으로 자유롭게 성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탄소복합재 대형 구조물을 제작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민욱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구조용복합소재연구센터 선임연구원 연구진은 종이접기 방식을 모방한 탄소복합재 성형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컴포지트 파트 B: 엔지니어링' 4월 8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탄소복합재는 강철보다 4배, 알루미늄보다 3배 이상 가벼우면서도 이들 소재보다 더 높은 강도를 갖고 있어 자동차와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가공이 어려워 대형 구조물을 제작하려면 구조물보다 더 큰 성형 장비와 금형이 필요해 비용과 시간이 많이 필요한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개발한 성형기술은 탄소복합재를 금속실로 바느질하고 여기에 전기를 흘려 준 뒤, 발열에 따라 부드러워진 바느질선을 따라 소재를 접는 방식이다. m당 0.83N·m의 작은 힘으로도 접을 수 있고 그 상태에서 온도를 다시 낮추면 수지가 굳기 때문에 간단히 성형을 끝낼 수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금속 바느질선 부분을 10번 이상 접었다 폈을 때도 알루미늄보다 우수한 강도를 유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형 시 소모 전력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휴대용 보조배터리(15W) 수준으로 경제적이다.
이 연구원은 "항공기나 자동차 등 복잡한 형태를 갖는 탄소복합재 대형 구조물을 제작하는 데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송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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