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더 뜨겁게 달구는 정책위의장 후보들
입력 2020-05-07 15:31  | 수정 2020-05-14 16:08

원내대표가 '항해사'라면 정책위의장은 '조타수'다. 정책위의장은 당 대표나 원내대표에 비해 상대적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진 못하지만, 각종 정책의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하고 상대 정당과 물밑 협상에 나서는 등 막중한 역할을 맡고 있다. 총선 참패 이후 '난파선'이 된 미래통합당의 차기 정책위의장에겐 당의 항로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추가 임무까지 주어졌다. 거대 여당을 상대로 개원 국회 협상에 나서는 건 물론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 파고를 넘길 대안도 제시해야 한다.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이종배 당선인(3선·충북 충주)과 조해진 당선인(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에게 7일 복안을 물었다.
이종배 "경제·기업 옥죄는 정책 벗겨내야 한다"
이 당선인은 원내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진 주호영 당선인(5선·대구 수성갑)의 러닝메이트다. 대여 전략을 묻는 질문에 그는 "거대 여당과는 주도면밀한 협상을 통해 협치를 끌어내겠다"며 "국민만 바라보고 흔들림 없이 가겠다.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잘못된 것은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독하게 싸우겠다"고 답했다. 그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간사를 맡으며 쌓은 협상력을 풀어내겠다고도 밝혔다.
이 당선인은 "예결위와 산자위를 했으니 경제와 재정 분야에서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 사태가 불러온 경제 위기에 대한 대안을 묻자 그는 "지금은 획기적인 경기 부양 정책이 필요하다"며 "경제 옥죄는 정책, 기업 옥죄는 정책을 벗겨내야 한다.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대대적인 규제 개혁을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가 살아날 때까지 최저임금을 동결하,고 주52시간 제도도 전면 보류해야 한단 생각"이라고 말했다. 향후 재정 정책은 영세 기업의 고용 유지나 수출 기업의 애로사항을 해소하는데 방점이 찍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여권에서 제기하는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선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일정 규모의 추경은 필요하다"면서도 "초슈퍼 본예산과 1~2차 추경안을 고려해 경기 부양 효과가 크고 확실한 사업 위주로, 최소한으로 예산이 편성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예산을 구조조정해서 재원을 만들어야 한다는 원칙은 변함이 없다고도 했다. 그는 "적자 국채 발행은 미래 세대에게 큰 부담은 물론이고 향후 재정 운영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마지막으로 "'당을 살려내는 토대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듣는 정책위의장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조해진 "노동개혁 이뤄나가야 한다"
반면 권영세 당선인(4선·서울 용산)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인 조 당선인은 "정부여당과 제대로 소통할 수 있는 정책위의장, 범보수 진영의 컨텐츠 능력을 결집해 정책 능력을 극대화하는 정책위의장이 되겠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21대 국회에서 필요한 경제 정책을 묻자, 조 당선인은 경제 활성화에 연신 방점을 찍었다. "경제활동, 기업활동, 투자, 혁신, 창업 등 경제 전 분야에서의 활성화가 필요하다"는게 그의 주장이다. 또 "이러한 시장 기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간섭과 규제를 축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관계 개선과 더불어 노동개혁을 이뤄나가야 한다는 점 역시 지적했다.
여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3차 추경을 두고는 "경기부양용이 아닌 구제용으로 제한해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조 당선인은 "올해도 512조라는 초슈퍼 예산을 편성해 놓고도 경제가 살아나지 않았다면 기본적으로 집행의 문제거나 생산성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구제용이 아닌 경기부양용이라면 보여주기, 면피용 혈세 낭비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만 180석 거대여당이 탄생한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들을 추진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대여투쟁보다는 협상과 설득으로 풀어나가겠다"며 소통을 내세웠다. 조 당선인은 "(21대 국회에서는) 우리 안을 관철시키려면 야당의석으로 안된다"면서 "야당과 국민 뿐 아니라 여당의원들을 설득하고 동의를 받는 작업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4년이라는 국회 공백기를 가졌기 때문에 당내 세력 결집이 쉽지 않을 거라는 지적을 두고는 "선거운동에서 친소관계 측면에서는 불리한 점이 될수도 있다"면서도 "수도권 영남 조합에서 유리함이 있고 당에 꼭 필요한 인사라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희수 기자 / 박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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