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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보다 질…끈질긴 롯데의 ‘풀카운트’ 5볼넷
입력 2020-05-07 12:00 
롯데 선수들이 6일 KBO리그 수원 kt전에서 9-4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옥영화 기자
매경닷컴 MK스포츠 이상철 기자
지난 5일 첫 승을 올린 허문회(48) 롯데 감독은 홈런이 아닌 볼넷에 가장 만족했다. 팀의 방향성에 맞는 플레이였다는 것. 볼넷을 얻는 과정은 물론 이후 나비효과에 웃을 만했다.
롯데는 정규시즌 개막 후 kt를 연파했다. kt에 1점짜리 홈런 두 방을 맞았으나 롯데 홈런 세 방의 파괴력이 더 셌다.
허 감독은 ‘마에스트로였다. 롯데의 색깔을 획일화하지 않으며 선수들의 개성을 존중해 ‘하모니를 이뤘다. 허 감독의 믿음과 존중에 롯데 선수들은 힘을 냈다. 그동안 없던 힘이 아니라 있던 힘이라는 게 허 감독의 설명이었다.
초보 감독 같지 않은 허 감독의 지도에 조급증을 벗어난 롯데 선수들은 여유와 집중력을 갖고 타석에 선다. 끈질기다.
겨우내 노력한 볼넷 연습도 효과가 나타났다. 롯데는 5일 4개, 6일 1개의 볼넷을 얻었다. 6개 구단이 롯데보다 많은 볼넷을 기록했다. 양보다 질이다. ‘효과를 따져야 한다.
볼넷으로 출루한 롯데 주자 5명은 모두 홈을 밟았다. 지금까진 ‘검증된 득점 공식이다. 5일 딕슨 마차도(28)의 역전 홈런(7회)과 전준우(34)의 쐐기 홈런(8회) 직전에는 볼넷이 있었다. 8회 볼넷을 얻은 손아섭(32)은 이대호(38)의 안타에 2루, 안치홍(30)의 내야 땅볼에 3루를 밟더니 정훈(33)의 희생타에 홈까지 달려갔다.
6일 경기도 다르지 않았다. 6-3의 8회 1사 후 마차도가 볼넷으로 출루했다. 곧바로 한동희(21)의 안타와 정보근(21)의 희생타로 1점을 뽑아냈다. 거센 추격을 펼치던 kt에 흐름을 내주지 않았다.

단순히 볼넷이 득점으로 연결된 과정 이전에 볼 4개를 고르는 과정을 살펴야 한다. 5개의 볼넷 모두 ‘풀카운트 승부였다.
kt 투수가 제구 난조로 볼을 남발한 게 아니다. 치열한 수 싸움이 펼쳐졌다. 롯데 타자는 파울로 커트하면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공을 참고 지켜봤다. 유인구에도 속지 않았다. 상대가 느끼기에 상당히 껄끄러운 롯데 타선이다.
소극적인 것도 아니다. 요행을 바라지 않았다. 칠 수 있는 공엔 치고자 했다. 정훈은 감독님께선 ‘재수를 바라는 야구를 안 좋아하신다. 적극적이고 과감하게 타격하면서 얻은 볼넷이니까 좋은 거 아닌가”라고 이야기했다. rok1954@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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