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종합] 고개 숙인 이재용 부회장 "자녀에게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생각"
입력 2020-05-06 16:12  | 수정 2020-05-13 17:07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이 부회장은 서초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삼성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고 오히려 실망, 심려를 안겨드렸다"며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 못했고 사회 소통 공감 부족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데도 부족함 있었고 삼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여전히 따갑다"며 "모든 것이 저의 잘못"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젠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며 "편법에 기대거나 윤리적 지탄을 받을 일을 하지 않고 오로지 회사 가치를 높이는 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이 부회장은 "2014년에 회장님이 쓰러지시고 난 후 부족하지만 회사를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하지만 큰 성과를 거두었다고 자부하기는 어렵다. 그 과정에서 깨닫고 배운 것도 적지 않았고 미래 비전과 도전 의지도 갖게 됐다"고 되돌아봤다.
이 부회장은 "저는 지금 한 차원 더 높게 비약하는 새로운 삼성을 꿈꾸고 있다"며 "끊임없는 혁신과 기술력으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면서도 신사업에 과감하게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윤택해지도록 하고 싶으며 더 많은 분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은 앞으로도 성별과 학벌 나아가 국적을 불문하고 훌륭한 인재를 모실 것이며 그 인재들이 주인의식과 사명감을 가지고 치열하게 일하면서 저보다 중요한 위치에서 사업을 이끌어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바로 저에게 부여된 책임이자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때 삼성은 계속 삼성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부회장은 "외부적으로 처음 밝히는 말이지만 제 아이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생각"이라며 "경영환경도 결코 녹록치 않은데다 제 자신이 제대로 된 평가도 받기 전에 제 이후의 제 승계 문제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고 생각해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이 자리에서 약속한다. 경영권 승계문제 논란이 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준법 정신이 삼성에 뿌리 내리도록 하며 재판이 끝나더라도 준법위 활동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과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준법감시위는 지난 3월 11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총수인 이 부회장이 반성·사과하라고 권고했으며 이 부회장이 직접 삼성의 '무노조 경영' 포기를 표명하라고 주문했다.
준법감시위가 요구한 대국민 사과의 1차 기한은 지난달 10일이었지만, 삼성 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있다며 연장을 요청해 이달 11일로 연장됐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하는 것은 2015년 6월 메르스 사태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책임과 관련해 사과한 후 5년 만이다.
이번 사과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삼성 준법감시위원회의 권고에 따른 것이다.
삼성 준법감시위는 이 부회장에게 경영권 승계 의혹, 노조 문제 등에 대해 반성을 담은 대국민 사과를 지난 3월 11일 권고했다.
대국민 사과의 1차 기한은 지난달 10일이었지만, 삼성 측이 코로나19 확산으로 권고안 논의에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다며 기한 연장을 요청해 이달 11일로 연장됐다.
[디지털뉴스국 김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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