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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신하균 의드컴백 `영혼수선공`, `브레인` 콤비와 일 낼까
입력 2020-05-06 15:18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국내 드라마 최초로 정신 건강 관련 질환을 주 소재로 내세운, 진짜 '색(色)'다른 의학드라마가 온다. 믿고 보는 '연기신(神)' 하균신(신하균)과 함께다.
6일 오후 KBS2 새 수목드라마 '영혼수선공'(극본 이향희/연출 유현기)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영혼수선공'은 마음이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것이 아닌 ‘치유하는 것이라고 믿는 정신의학과 의사들의 이야기를 담는 마음처방극. 연출을 맡은 유현기 PD는 드라마 제목이 주는 이미지를 통해 '영혼수선공'을 소개했다.
유PD는 "수선공, 단추라는 표현은 아날로그적인 표현이다. 현대인들이 느끼는 마음의 아픔이나 어려움을 어떻게 서로 보듬고 치유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에서 시작한 드라마"라고 소개했다. 이어 "9년 전 '브레인'이라는 신경외과 드라마를 신하균 배우와 함께 했었는데, 그 때는 생사가 목전에 갈리는 드라마였다면 이번에는 인문학적 멘탈이다. 정신건강의학과가 의학 말고도 심리학, 철학 등 전반적인 학문을 아우르는 의학이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초점을 맞춰 인간의 이야기를 아날로그적으로 편안하게 다뤄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타 의학드라마와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우리 드라마는 생사가 바로 갈리는 응급수술이나 외과술을 다룬 의학드라마는 아니다. 사랑과 관심과 배려 그리고 인간이 다른 인간에게 해줄 수 있는 공감 등 여러가지 것들을 다루는 드라마다. 전문적 지식으로 약물요법으로 치료하기도 하지만 현대인의 마음의 질환을 다루고 있다. 좀 더 색다른 느낌의 의학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메인으로 이끌어가는 주축은 신하균, 정소민, 태인호, 박예진이다. 무엇보다 '영혼수선공'은 2011년 인기리에 방송된 '브레인'의 유현기 PD와 신하균의 재회로 화제를 모았다.
유PD는 "'브레인' 때는 하균신이 30대였다. 이강훈은 첨예하고 늘 날이 서 있는 역할이라 그런지 현장에서 대화를 많이 안 했다. 이심전심으로 가는게 많았고, 살짝 범접하기 힘든 것도 있었다.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몰입도가 높은 씬이 많아서 그랬었다. 지금은 후배들을 다 아우르는 리더 역할을 잘 해주고 있다. 현장에서도 좋은 선배 역할,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고 있어서 연출자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극중 엉뚱한 정신건강의 이시준 역을 맡은 신하균은 "우리나라 최초로 다루는 정신과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에 꼭 해봐야 할 이야기라 생각했다.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받아들이지 못하고 인정하지 못하는 마음이 병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고민해보고 풀어나가자는 마음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과도 '브레인' 끝나고 나서 '언제 또 같이 하나' 기다렸는데, 9년이나 걸렸다. 그만큼 또 현장에서 반갑고 즐겁다"고 말했다.
전작 의드 '브레인'에서 깊은 인상을 남겼던 이강훈과 이시준 역할의 차별점에 대해서는 "이강훈은 날카롭고, 본인의 일에 직진하는 인물이라면 이시준은 엉뚱하기도 하고 둥글둥글하고 유머러스하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환자를 치료하고 확고한 신념을 가진, 괴짜 의사지만 환자를 치유하고 배려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극중 극단적 성격의 뮤지컬 배우 한우주 역을 맡은 정소민은 "현대사회를 살아가면서 남들에게 신경쓰는 만큼 나에게 집중해서 내가 어디가 아픈가를 들여다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 드라마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정소민은 "처음 시놉시스를 받았을 때 캐릭터 설명에 '물과 불의 여자'라고 써 있었다. 누구나 물과 불처럼 극단적인 성격의 단면이 있겠지만 우주는 극단의 끝인 인물"이라며 "개인적으로 지금까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멀게 느껴진 인물인데 그래서 더 끌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주의 아픔에 마음이 끌렸다. 우주를 보며 조금이나마 치유가 되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태인호는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의학드라마라 너무 무겁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었는데, 그와 다르게 너무 소소하고, 주변에 흔히 있을 법한, 극단적이기보다는 가벼운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이야기를 하면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좋았다.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예진은 "요즘 다들 살기 힘들다는 이야기 많이 하지 않나. 그 와중에 따뜻하면서도 밝고 재미있게 즐기면서 볼 수 있는 부분이 있어서, 보시는 분들이 힐링될 수 있는 작품이지 않을까 싶었다. 감독님, 대본, 배우 모두 마음에 들어 하게 됐는데 하길 잘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작품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해 갖게 된 생각도 전했다. 신하균은 "나 역시 잘 몰랐다. 이제 알아나가는 과정이다. 드라마를 통해 나도 배우고 있다. 보시는 분들도 좀 더 친근하게 드라마를 통해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예진은 "나도 대본을 보면서 공감할 때가 있었다. 내가 이상하다 느낄 때 나만 이상한 게 아니구나. 정말 내가 힘들다고 느껴질 때는 병원을 찾아가는 게 현명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아프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으면, 드라마 보시면서 힐링 받으시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전 출연진이 '캐스팅 0순위'라 꼽으며 애정을 과시한 유PD는 배우들을 일일이 거론하며 깊은 믿음을 보였다. 유PD는 "하균씨는 9년간 간간이 만났다. 본인 영화 개봉하면 시사회에 초대도 해주고 해서 다시 한 번 하고 싶은 배우 1순위였다. 늘 현장에서 엄청난 에너지를 뿜어내는 연기자고, 그 배우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으면 감탄할 때가 많다.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배우고, 같이 일하며 행복하고 즐겁다"고 말했다.
또 유PD는 정소민의 '노력'과 박예진의 '목소리'에 높은 점수를 주는가 하면, 태인호에 대해서는 "모범생 이미지인데,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관계처럼 늘 2인자로 살아온 듯한, 절대선인도 절대악인도 아닌 어려운 역할을 너무나 잘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제작발표회 말미 유PD는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 강화 혹은 미화 가능성에 대한 일각의 우려에 대해 "자문 의료진의 자문을 최대한 제대로 받아 접근하고 있다"면서도 "범죄와 연관된다거나 하는 사례는 우리 드라마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일상 속의 마음의 질환에 집중해 기획했으며 미화나 편견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은 가급적 배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유PD는 "이 드라마를 통해서, 좀 더 정신건강의학과로 가는 문턱, 발걸음이 좀 더 가벼워지고 낮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눈아프면 안과 가고 이 아프면 치과 가듯이 마음이 아프면 자연스럽게 정신건강의학과에 갈 수 있는 건데 우리 사회는 여전히 그걸 꺼려하고, 이력에 남을까봐 걱정하는 부분이 있다. 약을 먹으면 오히려 더 이상해지지 않을까 하는 편견도 있다. 그렇지 않다는 걸 말씀드리고 싶고, 적극적으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고 활용해서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고 말했다.
'영혼수선공'이 시청자의 마음을 치유하는 데 성공하며 부진의 늪에 빠진 KBS 수목극을 구해낼 지 주목된다. 6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
psyon@mk.co.kr[ⓒ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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