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행사 참석한 트럼프, 마스크 안쓴 채 경제정상화 강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오늘(5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38일 만에 처음으로 외부 행사를 했습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시에서 미국 원주민들과 간담회를 한 뒤 N95 마스크를 생산하는 기업인 '하니웰' 공장을 둘러보고 현장 연설까지 한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코로나19 태스크포스 해산을 언급할 정도로 경제정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정작 마스크 생산시설을 둘러보면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 구설에 올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부 행사에 참석한 것은 3월 28일 해군 병원선 'USNS 컴포트'호를 배웅하기 위해 버지니아주 노퍽을 방문한 것이 마지막이었습니다. 또 외부행사는 아니지만 지난 1~2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 머문 것을 제외하면 줄곧 백악관을 떠나지 않았습니다.

이날 애리조나 방문이 관심을 끈 것은 보건 전문가 우려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경제 정상화를 추진하는 와중에 이뤄졌기 때문입니다. 애리조나는 11월 대선 때 경합주 중 한 곳이지만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뒤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예상대로 미국의 경제활동 재개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습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신이 미국을 축복하길' 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시민의 엄청난 헌신 덕분에 우리는 곡선을 평평하게 했고, 수많은 미국인의 생명을 구했다"며 "우리나라는 이제 전투의 다음 단계에 와 있다"고 선언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을 옹호한 지역 식당 주인을 비롯해 일부 인사들을 연단에 불러 발언하도록 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감염 우려 탓인지 트럼프 대통령과 떨어진 곳에 설치된 마이크를 사용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과 만나 경제활동 재개 결정을 내리면 일부 사람들은 심하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면서도 경제가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우리 국민은 우리의 전사다"라며 모든 것이 완벽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곧 재개돼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ABC뉴스와 인터뷰에서는 주들이 격리 조치를 완화함에 따라 일부 사망자가 나오는 것은 가능하다고도 했습니다.

다만 정상화하더라도 삶의 일부가 된 채로 남을 사회적 거리두기를 통해 새로운 발병과 사망을 늦출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실업자가 3천만명 이상 급등했다고 언급하면서 "우리는 나라를 되찾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태스크포스 해산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해 TF가 경이로운 일을 해냈다고 평가한 뒤 안전과 정상화 양쪽 모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면서 "우리는 다른 형태의 그룹을 가질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재발 우려가 있는데 해산할 때냐는 물음에는 "우리는 다음 5년간 우리나라를 폐쇄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TF 내 직언 그룹으로 분류되는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데비 벅스 조정관은 새 그룹에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니웰 시설을 둘러보면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습니다. 눈을 가리는 투명 고글을 착용했을 뿐, 일행 중 누구도 안면 마스크는 쓰지 않았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시설 일부에는 "이 지역에서 마스크 착용이 필요함"이라는 게시물이 붙어 있었다고 전했지만, 백악관 관계자는 하니웰 측이 당국자들은 마스크 착용이 의무가 아니라고 말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리조나로 떠나기 전 마스크 착용 여부를 묻는 말에 "마스크 시설인 것 같은데 맞지? 마스크 시설이라면 그렇게 하겠다"며 착용 의향을 시사했습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인들이 코로나19와 싸우느라 여행을 피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때 이기고 싶은 주를 방문함으로써 워싱턴DC를 떠나는 드문 여행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AP통신은 "보건 당국이 비필수적인 여행을 연기하라고 요청하는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은 어쩔 줄 몰라하는 미국 유권자들을 정상 생활로 되돌리기 위해 재촉하는 데 열중했다"고 비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