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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중계한 ESPN "배트 던지기, 실망시키지 않았어!"
입력 2020-05-05 17:22 
5일 열린 NC와 삼성의 경기는 ESPN의 전파를 탔다. 사진 제공= 삼성 라이온즈
매경닷컴 MK스포츠(美 알링턴) 김재호 특파원
역사적인 하루였다. 한국프로야구가 미국 최대 스포츠 전문 채널의 전파를 탔다.
'ESPN'은 5일(한국시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를 중계했다.
올해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만 하더라도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상황을 바꿨다. 메이저리그가 기약없는 휴식에 들어간 사이, 한국프로야구가 개막하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이날 경기는 칼 라베치와 에두아르도 페레즈가 중계했다. 미국 사회가 계속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이들은 자신의 스튜디오가 아닌 자신의 집에서 중계용 헤드셋을 끼고 경기를 중계했다.
경기 상황에 대한 중계보다는 KBO리그에 대한 소개를 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들은 "한국프로야구에는 게릿 콜같은 파워 피처는 많지 않다"며 한국프로야구가 메이저리그보다는 삼진 비율이 적다고 경기 스타일을 소개했다. 해설을 맡은 페레즈는 1군과 2군의 격차가 크고, 후반기 불펜 투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국프로야구의 스타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지난해 공인구 반발력을 조정하면서 홈런이 줄었다는 점도 설명했다.
페레즈는 또한 "예전에는 KBO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방출되더라도 뛸 수 있는 곳들이 있었지만, 지금은 시즌을 치르는 곳이 없다. 이것이 외국인 선수들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한국프로야구 팀들이 얼마나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줄지도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ESPN은 KBO리그 중계를 예고하면서 한국 야구의 상징으로 자리잡은 '배트 던지기'에 대한 소개에 열을 올렸다. 이날 중계진은 6회초 NC 모창민이 홈런을 때린 뒤 배트를 던지자 "실망시키지 않았다"며 환호하기도 했다.
ESPN은 여기에 맞춰 페레즈가 현역 시절 보여준 배트 던지기 영상도 보여줬다. 페레즈는 "나는 배트 던지기를 좋아한다. 단, 끝내기일 때에 한해서"라고 말했다.

게스트도 초청됐다. 비로 경기 시작이 지연되자 NC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가 등장했다. 테임즈는 "모두가 소파에 앉아 넷플릭스를 보는 것도 이제 지쳤을 것"이라며 생중계로 스포츠를 볼 수 있다는 사실을 반겼다. 그는 "처음에 한국에 갔을 때는 아무 생각이 없었다"며 처음에는 한국 생활에 적응하는데 애를 먹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문화에 적응하고 친구들을 사귀기 시작하며 즐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전준호 코치를 "전설적인 코치"로 칭하며 그에게서 도루 기술을 배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시즌을 치르고 있는 한국에 대한 부러움도 드러냈다. 경기 도중 연결된 자사 소속 메이저리그 전문 기자 제프 파산은 메이저리그와 한국프로야구의 상황을 비교하며 "약간은 질투가 난다"며 시즌을 진행하는 한국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는 NC가 4-0으로 이겼다. greatnemo@maekyung.com[ⓒ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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