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여당 원내사령탑 경선…김태년 `재선 이상급 강세`, 전해철은 초선 승부수
입력 2020-05-05 16:48  | 수정 2020-05-12 17:07

21대 국회 여당 첫 원내사령탑을 뽑는 경선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김태년·전해철·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기호 순)의 치열한 '3파전' 속에 판세는 내내 안갯속이었지만 이제 그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5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친문 주류 의원인 김태년 의원(4선)과 전해철 의원(3선)이 선명한 2강 구도 속에 각각 이해찬계 당권파와 참여정부·문재인 캠프 출신 표심을 나눠 갖는 모양새다. 계파색이 옅은 정 의원은 비주류 진영 표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원내대표 선거 재수생'인 김 의원은 재선 이상 현역 의원들 사이에서 세를 넓히고 있다. 한 3선 의원은 "워낙 젊은 3선·4선이 많아서 현역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래도 4선인 김 의원을 밀어줘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며 "지난번에 김 의원이 아닌 이인영 원내대표를 뽑아준 사람들 사이에선 부채의식도 있다"고 전했다.
'친문 진영' 바깥의 표심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당내 개혁 성향 모임인 더좋은미래(더미래)와 재야 운동권 출신이 주축이 된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의 표심 향배가 김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 있다. 김 의원이 해당 모임 소속이 아닌만큼 '조직적 몰표'는 단행되지 않을 예정이지만, 대세는 굳혔다는 얘기도 나온다. 또 다른 3선 의원은 "적어도 이 두 모임의 재선 이상 현역 의원들 중에선 김 의원이 8대2 정도로 표심을 잡았다고 보면 된다"고 귀띔했다. 21대 총선 당선자 기준으로 보면 더미래에선 재선 이상 의원이 27명, 민평련은 20여명에 이른다. 일부가 중복 소속돼 있는 걸 감안해도 민주당의 163석 중 상당한 비중이다. 재선 이상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의원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지역구도도 작동한다. 제21대 국회로 새로이 대거 입성하는 광주·전남권(18석) 의원들 상당수가 전남 순천이 고향인 김 의원을 편 들고 있다. 유일한 광주 지역 재선 의원인 송갑석 의원이 김 의원과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출신 선후배 관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 의원은 상대적으로 전북권(9석) 의원들 사이에서 강세를 보인다.

김 의원에 비해 선수가 밀리는 전 의원은 조직의 '화력'을 최대치로 가동하며 최다 의석이 걸린 서울·경기권 의원들과 초선 의원들을 상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소위 '부엉이계'로 불리는 친문 핵심 의원들이 발벗고 나서 막판 총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주말을 거치며 친문 진영을 넘어서, 비문 진영의 서울권 4선 중진 의원 두명의 표심을 붙잡기도 했다. 둘다 최근 원내대표 출마 의사를 접은 이들인 터라, 각자 확보해 둔 표를 전 의원에게 밀어줄 공산이 크다.
또 68인에 달하는 초선 의원들 중 상당수가 현 정부 청와대 출신이거나, 친문 핵심 그룹에서 영입한 인사들이어서 전 의원이 표심 소구력을 가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3철(이호철·전해철·양정철)'이라 불릴 만큼 친문 직계로 꼽히는 전 의원이 당정청 관계에서 '소통의 힘'을 가질 것이란 평가다.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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