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생충 개봉 후 라면 택배 물량 급증…한국인 `최애` 패션아이템 색깔은 무채색
입력 2020-05-05 10:58 

지난해 제92회 아카데미 3관왕을 차지한 영화 '기생충' 개봉으로 '짜파구리'가 인기를 끌면서 라면 택배 물량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택배 물동량으로 확인한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패션 아이템 색상은 무채색이었다.
5일 CJ대한통운은 자사의 택배 송장 정보를 분석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일상생활 리포트'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지난 2년간 대한통운에서 배송한 25억5000만 상자의 물품 정보를 731가지 기준으로 분류한 국내 최초의 택배 빅데이터 분석이다.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통운을 통해 배달된 택배상자는 약 13억2000만개로 집계됐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15세 이상 인구인 4538만명을 기준으로 보면 1인당 연간 29개 이상의 택배를 받은 셈이다. 택배 상자 길이를 35cm로 게산하면 총 길이는 46만km로 서울에서 부산(405km)을 569회 왕복하고 지구 둘레(4만km)를 11바퀴 반을 돌 수 있는 거리다. 지난해 대한통운의 국내 택배 시장 점유율은 47.2%다.
지난해 가장 많이 택배로 오간 제품은 식품으로 전체의 22%를 차지했다. 패션의류(20%), 생활·건강용품(18%), 화장품·미용 제품(11%)이 뒤를 이었다.
식품 중에는 가정간편식 비중이 24%로 가장 높았고 과자·간식·음료(22%)와 신선식품(22%)이 나란히 2위를 차지했다. 집밥을 해먹는 사람이 늘면서 지난해 즉석밥 물동량은 전년대비 70%, 냉동식품과 에어프라이어는 각각 23%와 15%씩 늘었다.
특정 시기에 화제가 된 먹거리는 곧바로 택배 물량이 급증했다. 영화 기생충 개봉으로 짜파구리 열풍이 시작된 지난해 5월 이후 레시피에 사용된 짜장라면의 월 평균 택배물량은 전보다 207%, 너구리 라면은 393%씩 늘었다. 택배로 오간 라면 전체 물량 중 두 라면이 차지하는 비중은 19%로 영화 개봉 전의 8%보다 2배 이상 뛰었다.
지난해 식품업계를 뜨겁게 달군 '흑당'과 '마라' 택배 물동량도 전년대비 각각 186배와 7배씩 증가했다.
같은 기간 배송된 패션 제품 택배 물량 중 검정색(38%)과 흰색(15%), 회색(9%) 등 무채색 비중은 62%에 달했다. 지난해 전년보다 가장 많이 택배 물량이 늘어난 패션 아이템은 샤코슈백(299%)이었다. '끈이 있는 작은 가방'이라는 뜻의 이 아이템은 가볍고 간편하게 멜 수 있고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착용 가능해 실용적인 패션을 찾는 밀레니얼 세대의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 열풍에 지난해 주요 개인 방송장비 물동량은 전년보다 34% 늘었다.
글로벌 스타 BTS의 인기도 택배시장에서 확인됐다. 지난해 BTS 관련 굿즈의 택배 물량은 전년대비 321%나 뛰었다. 멤버들의 얼굴이 새겨진 패키지를 판매한 레모나 물량도 190% 급등했다. 작년 7월부터 일본상품 불매 운동이 시작되면서 일본 브랜드 물량이 월평균 28% 감소한 반면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제품은 46% 증가해 '노(NO) 재팬' 운동의 여파도 나타났다.
코로나19가 확산되기 시작한 올해 1~2월에는 먼지차단 마스크의 물동량이 전년 같은기간보다 1097% 증가했다.
한편 지난해 대한통운 택배를 가장 많이 이용한 지역은 경기 화성시(2369만건)으로 나타났다. 그 다음은 서울 강남(2114만건), 경기 부천(1993만건), 서울 송파(1837만건) 순이었다.
[김태성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