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다시 문열고 막올리는 문화예술계 "재기의 몸짓"
입력 2020-05-05 10:45  | 수정 2020-05-12 11:05

코로나19 확산으로 꽁꽁 얼어붙은 국내 문화예술계가 조심스럽게 재기의 날갯짓을 시작했습니다. 해외까지 350만명의 감염자를 낳으며 맹위를 떨치는 코로나19가 우리나라에선 일찍 안정세로 접어든 덕분입니다.

정부의 생활방역(생활속 거리두기) 전환에 맞춰, 문을 걸어 잠근 박물관, 미술관 등 문화예술시설들이 다시 문을 열고, 줄줄이 취소 혹은 연기한 공연과 전시도 다시 일정을 잡는 모습입니다.

두 달 반 동안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실외 활동에 제약을 받은 사람들의 억눌린 문화예술 향유 욕구는 어느 때보다 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위험이 상존하는 데다 시설 운영과 관람에 여전히 많은 제약이 따라 문화예술 활동이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입니다.

대신 코로나19를 계기로 새로 눈을 돌리게 된 '랜선' 공연과 '언택트(비대면)' 전시 등 온라인 문화생활이 연장되면서 새로운 조류로 자리 잡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 박물관·문화재 등 문화시설 재가동

문화체육관광부는 생활방역으로 방역체계를 전환하는 내일(6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중앙도서관 등 24개 국립문화시설 운영을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대신 사람이 일시에 몰리는 현상을 피하고자 사전예약제를 통한 개인 관람만 허용하고 관람객 이름과 연락처도 파악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재청도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과 덕수궁 중명전·석조전, 창경궁 대온실, 여주 세종대왕역사문화관 등 실내 관람 시설을 재개관하되 관람객 숫자를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관람객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발열 여부도 체크합니다.

이들 시설은 대구 지역을 중심으로 한 코로나19의 본격적인 확산과 함께 정부가 경계경보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상향한 지난 2월 23일 이후 두 달 반 동안 휴관했습니다.

국립문화시설을 필두로 민간 시설과 단체들도 서서히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공·사립 문화시설의 개관을 생활방역 지침 준수를 전제로 자율에 맡기기로 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미뤄둔 야외 문화생활이 재개되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문화예술계도 점차 활기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는 1~4월 코로나19로 취소·연기된 예술행사가 2천511건에 이르고 그로 인한 문화예술계 직접 피해액은 523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 고사 직전에 화색 도는 공연계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가장 컸던 공연계는 서서히 화색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지난달 공연계 매출은 47억 원으로 지난 1월의 8분의 1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제41회 서울연극제가 이달 2일 개막해 오는 31일까지 대학로 주요 공연장에서 진행됩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매년 진행한 특별 프로그램을 모두 취소하고, 번역극 4작품과 창작극 4작품을 '거리두기 객석제'로 운영합니다.

예술의전당은 오는 8일 '코로나 19 극복 희망 콘서트'로 오랜만에 기획공연을 진행하고, 세종문화회관도 이달 28일부터 '김덕수傳'을 무대에 올린습니다.

국립극장 전속단체들도 속속 문을 연습니다. 국립창극단은 오는 14~24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신작 '춘향'을 선보입니다. 작년 4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부임한 유수정 감독 신작이자, 국립극장 창설 70주년 기념공연입니다.

국립국악관현악단은 국악 브런치 콘서트 '정오의 음악회'를 오는 20일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진행할 계획입니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은 오는 22일 예술의전당에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피아니스트 일리야 라쉬코프스키,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와 함께 드보르자크와 슈베르트의 곡 등을 연주합니다.

뮤지컬과 창극의 경계를 허문 '아랑가'도 오는 22일 서울 중구 정동극장에서 개막합니다. 창작뮤지컬 '풍월주'도 이달 27일 관객들과 만납니다.

고사 위기에 처한 공연계 회복을 위한 정부 지원책도 마련됐습니다.

우선 공연장 대관료 지원을 지난해의 2배 이상으로 확대하고, 소극장과 공연예술단체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도 합니다. 하반기에는 240억 원을 투입해 1인당 8천 원 상당 공연관람료 할인권을 300만명에게 제공할 계획입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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