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급대란 풀렸는데…공적마스크 가격 내려달라" 아우성
입력 2020-05-05 10:23  | 수정 2020-05-05 10:23

#A씨는 최근 9시가 되면 약국에 줄을 서는 대신 컴퓨터 앞에 앉아 '광클'을 준비한다. 공적마스크보다 싼 온라인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서다.
#최근 엄마들 사이에서 노브랜드 착한 마스크는 장보러 가서 놓쳐서는 안 될 '필수템' 이다. KF80 마스크 7매가 5000원이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서다. 중고등학생 아이들을 키우는 B씨는 "더 사고 싶었지만 1개씩만 구매할 수 있어 아쉬웠다"며 "아이들이 개학하면 마스크가 더 많이 필요할텐데 부담이 만만치 않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마스크 가격이 경제적 부담이 되면서 공적 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국민들의 요청이 커지고 있다. 현재 공적 마스크 가격은 KF94인지 KF80인지 여부와 상관없이 모두 1500원에 판매중이다. 여기에다 온라인 사이트과 일부 대형마트에서 공적마스크보다 싼 마스크가 속속 등장하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최근 아에르마스크는 온라인에서 KF94 마스크 10매에 11,900원에 팔고 있다. 1매에 약 1200원 정도로 공적마스크보다 저렴하다. 미마마스크 역시 10개입에 14,900원으로 공적마스크보다 저렴하다. 이마트 노브랜드는 오프라인에서 KF80마스크를 7장에 4580원에 묶음 판매 중이다. 700원이 채 되지 않는 가격에 팔리고 있는 셈인데, 인기가 너무 많아 1인당 1개로 구매 매수 제한을 뒀다.
시중에서 KF94마스크보다 20% 싼 가격에 유통되는 KF80마스크가 같은 가격에 팔리는 데 대해서도 불만이 만만치 않다. 강남에서 동네약국을 운영하는 김씨는 "KF80과 KF94마스크는 원칙적으로 랜덤으로 팔려 한다"면서도 "KF80마스크를 주면 94로 바꿔달라는 손님들이 많아 난처하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마스크 가격은 KF94 기준으로 코로나19 직전에 800원 대에 판매가격이 형성되어 있었다. 공적마스크는 아직까지 코로나19 전과 비교하면 2배정도 비싼 셈이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4일 '공적마스크 가격을 내려달라'는 게시글도 올라왔다. 청원인은 "일주일에 3장씩 4식구면 7만 2000원"이라며 "정부에서 해외에 마스크 100만장을 보낸다 하고, 이제 수급량도 어느 정도 안정이 되었는데 어려운 시기에 마스크비용도 부담이 크다"며 가격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통계청의 조사를 따르면 시중 마스크 가격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4월 소비자물가동향' 에따르면 KF94 기준 마스크 가격은 지난 3일 온라인에서 평균 2900원대에 판매됐다. 한때 4000~5000원까지 치솟았는데 2000원 대까지 내려온 것이다. 이는 통계청이 마스크를 예비조사품목으로 지정해 조사를 시작한 지난 2월 6일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기도 하다.

마스크 재고도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모습이다. 4월 4주 기준으로 주간 마스크 공급량은 국내 생산량과 수입량을 합쳐 8652만장이었다. 소비량은 4850만장으로 약 절반 정도가 재고로 쌓이고 있다. 순차적으로 학교가 개학하면 마스크 소비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식약처는 교육부와 협의해 마스크를 충분히 비축해뒀다는 입장이다.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가격을 내려달라는 국민들의 요구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면서도 "가격은 생산 유통 그리고 판매 단계의 비용을 종합적으로 고려를 해서 1500원 구입할 수 있도록 정한 만큼 가격에 대해서는 면밀히 검토가 필요하다. 기재부 조달청 등 관계부처와 좀 더 충분한 협의를 거친 후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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