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미래에셋, 7조 규모 미 호텔 인수 취소…법적공방 예고
입력 2020-05-04 16:29  | 수정 2020-05-04 16:38
중국 안방보험 소유 호텔 15개 /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제공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미국 내 15개 고급호텔을 매입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매도인인 중국 안방(安邦) 보험에 매매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오늘(4일) "안방보험이 호텔 가치를 손상시키는 부채를 적시에 공개하지 않았고 정상적인 호텔 운영을 이어나가지 못해 매매계약을 위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안방보험이 호텔 매매계약과 관련해 제삼자와 소송 중인 것으로 드러나 안방보험에 관련 자료를 요구했지만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계약 위반사항을 15일 안에 해소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지할 권리가 발생한다고 지난달 17일 안방보험에 통지했고, 안방보험의 소명 없이 기간이 종료돼 계약 해지권을 행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3일 안방보험에 매매계약 해지 통지서를 발송하고 계약금 5억8천만달러(약 7천억원)를 보관 중인 에스크로 대리인에게 계약금 반환 요청서를 전달했습니다.

이에 대해 안방보험은 계약서에 따른 의무를 모두 이행했다고 반박하면서 예정대로 매매 절차를 진행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양측의 분쟁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안방보험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일방적인 매매계약 취소는 계약 위반이라는 답변서를 보냈으며 에스크로 에이전트에 계약금을 돌려주지 말라고 통지했다"고 밝혔습니다.

안방보험 관계자는 "호텔 소유권 문제는 미국에서 이미 법적으로 해결됐다"며 "미래에셋자산운용에도 이 같은 내용을 설명했으나 일방적으로 계약을 취소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9월 안방보험이 소유한 미국 호텔 15개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 계약은 총 인수 대금이 58억달러(약 7조1천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시장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안방보험이 이번 호텔 매매계약과 관련해 제삼자와 소송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며 소명을 요구했고, 안방보험은 계약대로 이행하라며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번 사안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싶지만, 안방보험이 이미 소송을 제기하는 등 법적 분쟁화하고 있어 매수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법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 업계의 어려움을 고려해 계약을 취소했다는 해석도 나왔지만, 미래에셋 측은 시장 상황과 관련이 없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이번 계약은 일시적인 시장 침체 가능성을 비롯해 리스크 전반을 검토하고 결정한 건이었다"며 "안방보험이 계약을 위반했기 때문에 해지했을 뿐 시장 상황과 관련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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