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외국인·기관 매물 폭탄에 급락…1900선 붕괴
입력 2020-05-04 15:54  | 수정 2020-05-11 16:07

코스피가 외국인과 기관의 매물 폭탄에 급락했다. 미국과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책임공방을 벌이며 다시 무역전쟁에 나설 가능성이 부각된 영향으로 보인다.
4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52.19포인트(2.68%) 내린 1895.37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장 초반 1900선이 붕괴된 뒤 회복세를 타며 오후 1시 10분께 1920선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이후 힘이 빠지며 1900선을 재차 내줬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9451억원어치와 805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1조6983억원어치의 주식을 샀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금액은 지난 3월 17일 1조30억원을 기록한 이후 최대 규모다. 프로그램 매매는 1조537억원 매도 우위였다.

한국의 연휴 기간 동안이었던 지난달 29일(이하 미국시간)부터 이달 1일 사이 글로벌 증시의 가장 큰 악재는 코로나19 확산의 책임공방에 따른 미중 갈등의 재점화다.
간밤에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ABC뉴스에 출연해 "이것(코로나19 바이러스)이 우한에 있는 그 연구소에서 나왔다는 상당한 양의 증거가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며 "중국이 세계를 감염시킨 전력이 있고 수준 이하의 연구소를 운영한 전력이 있다는 점을 기억하라. 중국 연구소의 실패 결과로 전 세계가 바이러스에 노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도널드 지난달 30일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가 중국의 우한 바이러스연구실에서 발원했다는 증거를 봤다며 코로나19 책임을 묻는 차원에서 중국에 관세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중국 관영언론들은 반발했다. 4일(중국시간)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폼페이오 장관은 아무런 증거를 제시하지 않고 코로나19 중국 발원설을 반복하고 있다"며 "미국 일부 정객이 코로나19 발원지 문제를 들고나온 것은 미국 대선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여론의 주의를 끌기 위한 것"이라며 "이를 통해 자신의 불리한 상황을 뒤집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도 이날 논평에서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중국 책임론을 펴는 것은 냉전 시대 화석과 같은 주장"이라며 "소위 중국 은폐론, 중국 연구소 발원설, 세계보건기구(WHO) 친중 행보 등 이런 논조는 억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충격에서 바로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전망도 증시에 부담을 줬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지금까지 대응에 안주하지 않고 본격화할 경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강력한 경제 방역이 필요한 때"라며 "전 세계 경제 활동이 급격히 위축됨에 따라 우리 경제가 즉각 반등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코스피에서 종이·목재를 제외한 주요 업종은 모두 하락했다. 특히 보험, 운수창고, 금융업, 유통업, 은행, 화학 등이 3% 이상의 낙폭을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카카오와 NAVER만 올랐다. 하락 종목 중에서는 LG화학, 삼성물산, 삼성바이오로직스, POSCO, SK하이닉스 순으로 낙폭이 컸다.
이날 코스피에서는 310개 종목이 올랐고, 549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3.27포인트(0.51%) 내린 641.91에 마감됐다.
[디지털뉴스국 한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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