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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PD "다른이의 행동 나에게 뒤집어 씌워…내가 안고 가겠다"[전문]
입력 2020-05-04 15:27  | 수정 2020-05-04 15:30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이원일 셰프의 약혼녀 김유진(27) PD가 학교폭력 논란 후폭풍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가운데, 시도에 앞서 SNS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유진 PD는 4일 오전 3시께 극단적 선택을 시도, 서울 강남 소재 한 대학병원 응급실에 이송됐다. 발견 당시 의식불명 상태였던 김PD는 다행히 의식을 찾고 응급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겨졌지만 아직까지 호흡만 할 뿐 의사소통은 불가능한 상태다.
김PD는 극단적 시도에 앞서 자신의 비공개 SNS 계정에 '마지막 인사'라는 내용의 A4 용지 2장 분량의 글을 게재했다. 김PD의 사촌오빠 이모 씨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가족들은 이번 사건을 묵과하고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라는 판단에 김유진PD의 글을 공개하는 데 동의했다"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지속적인 협박을 해 온 가해자들을 상대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씨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에 전달한 글에서 김PD는 "내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 "나는 이제 곧 이 세상에 더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다"고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면서도 "그 전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앞서 불거진 학교폭력 논란의 뒷이야기를 공개했다.

그는 "예비 신랑이 나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었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창 시절 나로 인해 상처받았을 친구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사과문을 올렸다"고 했다. 이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이 다른 이의 행동을 내게 뒤집어씌웠을 때 해당 가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봤어도 친구라고 생각해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이 셰프가 하지 않은 일로 자필 사과문을 올릴 때, 내 마음은 부모님과 예비 시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을 억누른 채 한 글자씩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때는 죽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친구는 뒤에서 지인을 통해 지속해서 협박 문자와 전화를 걸어왔다"며 "내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밝혔다면 여러분들께서 믿어주셨겠느냐. 이 셰프에게 나라는 꼬리표가 사라질까"라고도 적혔다.
김PD는 "모든 분께 죄송하다. 나는 억울한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다. 집에 앉아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는 모든 분께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판단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글을 맺었다.
한편 김PD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달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김PD가 학교 폭력 가해자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자신을 피해자라고 밝힌 이 누리꾼은 '2008년 16살 때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 유명인 A에게 집단 폭행을 당했다. 주동자인 A는 사과 한마디 없었지만 잊고 있었는데 최근 TV에 출연하면서 그때 기억이 살아나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후 또 다른 누리꾼이 초등학교 시절 김PD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등 추가 폭로가 이어졌다.
이 셰프와 김PD는 2018년 방송 프로그램에서 인연을 맺고 교제해왔다. 지난달부터 MBC 연애 관찰 예능 '부러우면 지는거다'에 출연하며 결혼 준비 과정을 공개했으나 논란이 불거진 후 자진 하차했다.
<다음은 김유진 PD의 인스타그램 글 전문>
마지막 인사
안녕하세요 김유진입니다
제가 손이 너무 떨려서 마지막 저의 이야기를 손으로 적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키보드라는 것이 이렇게 편리하고 간편합니다. 간편하기도 하겠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무섭기도 한 물건이겠지요.
저는 이제 곧 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 될 것 같습니다. 그 전에 저의 못다한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일개 프리랜서 피디가 이러한 글을 남기는 것이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저에 관해 불미스러운 이야기로 불쾌한 소식을 전해드려 죄송한 마음에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과문을 두 차례나 올리고 나서 이렇게 해명을 한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하지만, 저에 관한 글이 올라온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처음 저에 관해 집단폭행 가해자라는 글이 올라왔을 때 해명문을 올리고 싶었으나 저의 예비 신랑인 이원일 셰프가 저 때문에 피해를 보고 있었고, 이유를 막론하고 학창시절 저로 인해 상처를 받았을 친구들이 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에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심지어 피해자라고 주장하시는 분이 다른 이의 행동을 저에게 뒤집어 씌웠을 때에 해당 가해자에게 연락이 와서 발을 빼려는 모습을 보았어도 친구라고 생각하고 저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 친구가 저에게 '내가 너에게 칼을 꽂을 수 없고 거짓인데도 내버려 둘 수가 없다'고 말한 사실과 글을 올린 친구와 제보를 했다는 친구, 그리고 셋이 공모자였다는 이야기 때문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랜 시간 알고 지낸 친구였고 오랜 시간 연락을 하지 못했어도 친구라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의 요구에 죄 없는 이원일 셰프까지 저를 사랑한다는 이유로 다시 한 번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이원일 셰프가 하지 않은 일로 자필 사과문을 올릴 때, 제 마음은 부모님과 예비 시부모님께 죄스러운 마음을 억누른 채 한 글자씩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억울한 마음을 억누르고 있을 때에는 죽고싶은 심정이었습니다. 세상 어느 누가 부모님의 가슴에 피멍을 들게 할까요.
이원일 셰프와 행복해지고 싶었습니다. 매사 올바르고 정직하고 바르게 살아왔던 이원일 셰프가 모든 것을 포기하고 저를 선택해 주었을 때, 정말 죽고 싶고 괴로운 마음이었습니다. 저라는 오점 하나를 평생 짊어지고 갔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잘못된 생각을 하지 않게 잡아주었으니까요.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글을 쓴 친구는 겉으로는 아무 행동도 하지 않고 있다고 하지만 뒤에서는 국내에 있는 지인을 통해서 제가 올리지 않은 네이트판 글을 내리라고 저에게 지속적으로 협박 문자와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만일 그 글이 사실이 아니라면 고소를 하면 될 일이지 왜 저에게 협박전화 또는 이원일 셰프의 소속사, 사업장까지 찾아가고 연락을 했을까요?
제가 처음부터 모든 것을 밝혔다면 어려분들께서 믿어주셨을까요? 제가 모든 것을 밝힌다면 이원일 셰프에게 저라는 꼬리표가 사라질까요? 이원일 셰프에게 왜 제가 죽지 않냐고 DM을 보낸 분들께서도 믿어주셨을까요?
길지도 짧지도 않게 6년을 방송 바닥에 있었던 저는 이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 지 알고 있습니다. 그저 제가 이 세상에서 사라지며 다 안고가는 것이 최선이겠지요. 제가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입니다. 더 이상 저로 인해 이원일 셰프에게 돌을 던지지 말아주세요. 저는 억울한 이 모든 것을 안고 사라지겠습니다. 집에 앉아서 키보드 하나로 모든 것을 판단하시는 모든 분들께 이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부디 개인적인 생각으로 모든 것을 판단하지 말아 주세요. 악의적으로 마음을 먹으면 행할 수 없는 악행이 없습니다.
제가 모든 것을 안고 가겠습니다.
다만 제가 바라는 것은 저의 억울함을 풀어 이원일 셰프 그리고 저희 두 사람의 가족들에게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길 바라는 것 뿐입니다. 또한 저에게 연락을 주셨던 많은 분들께 일일이 답을 드리지 못하고 떠나는 저를 용서해 주세요. 저를 믿어주셨던 모든 분들에게 연락을 드리고 싶었지만 급히 떠나야 했기에 죄송한 마음을 안고 갑니다. 이 일로 인해 피해를 받으신 모든 분들께도 죄송한 마음입니다.
2020년 5월 4일
김유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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